'국가부도의 날' 최국희 감독 "IMF사태, 부모님 세대 눈물" [MD인터뷰①]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IMF 사태를 다룬 이야기를 보면서 분노가 올랐죠."

30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영화 '국가부도의 날'(배급 CJ엔터테인먼트) 인터뷰에는 최국희 감독이 자리했다.

'국가부도의 날'은 국가부도까지 남은 시간 일주일,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 그리고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까지, 1997년 IMF 위기 속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최국희 감독은 '삶은 전진하고'(2006), '그날 밤의 축제'(2007), '스플릿'(2016)에 이어 영화 '국가부도의 날'(2018)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지난 28일 개봉한 '국가부도의 날'은 개봉 당일 무려 30만 관객을 동원, 이틀째 50만 관객을 넘어서면서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여기에 실관람객들의 호평과 IMF 세대 이야기에 함께 슬퍼하고 공감, 분노하면서 더욱 많은 관객을 끌어모을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감독으로서 그런 반응들이 뿌듯해요. 개봉 전에는 그래도 걱정이 있었어요. 어려운 소재이고 대중이 쉽게 접근할 수 없고, 상업적 소재라고 할 수 없고, 걱정한 지점도 있었어요. 하지만 그 안의 이야기나 인물들의 감정들이 충분히 관객들에게 소구할 수 있다고 믿었어요. 기대하는 부분들이 있었죠. 관객 분들에게 어필하는 부분은 '공감'이었어요. 관객들 반응 중에 기뻤던 건, 각자의 부모님들 생각이 난다는 거였어요. IMF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 것 만으로도 계기나 목적을 이룬 것 같아서 좋았어요."

'국가부도의 날'은 엄성민 작가가 시나리오를 쓰고, 최국희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최 감독이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는 어땠을까.

"읽으면서 김혜수 선배만큼 분노도 올랐고 그 당시 나도 그 세대였어요. 부모님 생각도 나면서 뜨거운 무언가가 올라왔어요. 그리고 영화적인 매력도 있어보였어요. 배우들이 무대 인사할때 가족들과 같이 보면 좋을 것 같다고 하는데 특히 우리 부모님 세대들은 우리 세대들에게 이야기 안하고 피해도 많이 봤거든요. 영화를 보고 이야기하고 위로해줄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최국희 감독은 1997년, 군 복무 상태였다. 세상 밖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크게 알지 못했지만 제대 후 곳곳에서 체감했고, 스스로도 힘든 나날을 보냈다고 털어놨다. 최 감독 뿐만 아니라 1997년은 수많은 국민들에게 힘들었던 때였고, 아픔이 크게 느껴지는 상처였다. 영화 속에서는 그러한 소시민들의 대표적인 캐릭터로 갑수가 등장했는데, 배우 허준호가 열연을 펼쳐 관객들의 눈시울을 자극한다.

"허준호 씨는 워낙 훌륭한 배우잖아요. 어려웠던 건, 갑수만 생활 밀착 인물이고 많은 사람들을 대변해요. 거기에 대한 부담이 있었는데 워낙 기본이 탄탄한 분이니까요. 과거의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그런 것들이 연기하시는데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베란다씬에서 많이 우셨다고 하는데, 부모님 세대를 자꾸 떠올리게 되는 장면이라고 생각해요."

[사진 = 영화사 집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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