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진 "2월 '잼라이브' 후 하루도 못 쉬어…18년 만에 한풀이 제대로" [창간인터뷰①]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방송인 김태진(38), 전성기를 활짝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01년 Mnet 9기 공채 VJ로 연예계에 첫발을 내디딘 뒤 EBS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 1대 보니를 거쳐 2003년 KBS 2TV '연예가중계'에 자리 잡은 후엔 리포터로서만 친숙했던 그다.

그런 김태진이 이젠 남녀노소, 세대 불문 사랑받는 '잼아저씨'로 통한다. 올 2월 꿰찬 모바일 퀴즈쇼 '잼라이브'의 진행자 기회를 놓치지 않고, 18년간 쌓아온 내공을 가감 없이 표출하며 네티즌들의 혼을 쏙 빼놓은 것이다. 노련한 실력과 특유의 재치로 막간 퀴즈쇼에 쫄깃한 재미를 더하며, 대중의 일상에 소소한 행복을 불어넣고 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김태진이 다가오는 29일 마이데일리 창립 14주년을 맞아 인터뷰에 응했다. 이날도 이른 아침부터 스케줄을 소화한 뒤 마이데일리 사옥을 방문했으나, 유쾌한 '잼아저씨'답게 지친 기색은 찾아볼 수 없었다. '잼라이브'라는 새로운 도전으로 그 어느 때보다 바빴던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김태진은 "2월 '잼라이브'를 시작한 이후로 정말 지금까지 단 하루도 못 쉬었다"라며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인터뷰 요청, 방송 섭외도 많이 해주시고 길거리 돌아다니면 사람들이 알아봐 주시니까 바쁘지만 행복하게 보내고 있어요. 갑자기 바빠진 제 삶이 저도 적응이 안 되긴 해요(웃음)."

'잼라이브'는 우연찮게 다가온 기회였다고 한다. 김태진은 "미국과 중국 등 해외에서 지난해부터 모바일 퀴즈쇼가 열풍이라 관심 있게 보긴 했었는데 나한테까지 그 기회가 올 줄은 몰랐다"라고 떠올렸다.

영화계, 방송계, 기업 등 행사 MC를 두루 섭렵하고 있는 베테랑이지만 실시간 스트리밍 기반의 모바일 퀴즈쇼를 진행한다는 건 분명 쉽지 않은 도전이었을 터. 그는 "세계적인 흐름에 맞춰 우리나라에도 들어올 것이라는 예감은 했지만 잘 될 것이라는 확신은 못했다. 그렇지만 잘 될 것이라고 따지면서 임했던 적이 없었기에 하게 됐다. 그리고 사실 진짜 이유는 꼭 해보고 싶었던 콘테츠였기 때문이다"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저는 크로마키 배경을 뒤로하고 서서 혼자 진행하던 VJ로 시작을 했잖아요. 하지만 데뷔 초를 제외하곤 지난 18여 년 세월 동안 못했기 때문에 한이 있었어요. 대중은 저를 단순히 '연예가중계' 리포터로만 아시니까. 저조차도 스스로를 여기에 가둬놓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새로운 콘텐츠를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죠. '잼라이브'를 하면서 제 본연의 모습이라고 해야 할까요, 진행 본색이 드러난다는 점에서 가장 뿌듯함을 느껴요."

3개월마다 진행 콘셉트에 변화를 주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김태진은 "틈날 때마다 생각나는 애드리브를 메모장에 적는다"라고 얘기했다. 실제로 그의 휴대전화 메모장 속엔 아이디어들이 빼곡하게 작성돼 있다.

"라디오를 듣다가도, 댓글들을 보다가도 웃긴 반응이 있으면 일단 적어놔요. 네티즌들의 댓글은 정말 기상천외한 글이 많답니다. 또 말발이 재치 있는 BJ분들이 있어요. 그분들의 방송을 찾아보기도 하죠."

악성댓글에 마음 고생 했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잼아저씨'를 든든하게 응원해주는 팬들 덕분에 끄떡없다고. 그는 "처음 한 두 달 동안은 악플로 인해 힘들었다. '잼라이브' 시스템 자체에 의문을 품고 공격하는 사람도 있고 외모 지적까지 바로바로 올라오는 악플에 충격을 받았었다"라고 털어놨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제 딸을 욕하는 댓글을 실시간으로 본 것이었어요. 표정 관리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이었죠. 결국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기도 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잼아저씨를 사랑해주는 팬분들이 늘어나면서 이젠 괜찮아졌어요. 오히려 민망할 정도로 칭찬글이 올라오기도 하고 저 대신 악플러를 공격해주시고, 특히 요즘은 악플을 달 분위기가 아니에요.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도 수 백 개씩 받는데 '아저씨 때문에 힘내고 있고 하루하루 행복하다'는 팬이 생기니까 웬만하면 웃고 넘어가게 되더라고요. 아팠던 마음이 점차 치유됐죠."

김태진은 "'잼라이브'에 30대의 마지막을 바쳤다. 여한 없이 하고 있다"라며 남다른 감회에 젖었다.

"도살장에 끌려가듯 일을 했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잼라이브' 덕분에 일하는 재미가 생겼어요. 그러니까 이 서비스가 종료되기 전까지는 제 입으로 그만둘 일은 절대 없답니다. 하하. 앞으로도 개발자의 방향을 잘 따라가면서 네티즌들과 소통하고 싶어요. '연예가중계' 공무원이라는 수식어도 좋지만 '잼아저씨'라고도 계속 불렸으면 좋겠어요."

쉴 틈 없이 달리고 있는 그의 목표는 "멀티플레이어"란다. 김태진은 오랜 기간 다방면에서 활동해온 만큼 "교양 프로 리포터도 오래 했고 예능도 된다. 당장 뭘 맡겨주셔도 MC로 진행할 수 있다"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했다.

"저는 주식, 의료, 부동산까지 정말 안 출연해본 채널이 없어요. 또 게스트로도 리포터로도 꾸준히 하나씩 쌓아왔죠. 리포터에만 국한되지 않은 인물이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은 게 1차 목표에요. 또 다른 목표는 화려함보다는 진득하게 오래도록 활동하는 거에요. 송해 선배님처럼 말이에요."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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