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풀 데이즈' 장동윤 "소처럼 일하는 배우가 꿈…평생 연기하고픈 확신 생겨" [MD인터뷰①]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연기자 장동윤(26)이 21일 개봉한 영화 '뷰티풀 데이즈'로 성공적인 스크린 데뷔를 알렸다. 극 중 젠첸 역할을 맡아 섬세한 감정 열연을 펼치며 충무로 유망주로서 가능성을 보인 것.

자신을 버리고 떠난 여자(이나영)를 14년 만에 엄마로 마주한 조선족 대학생인 젠첸이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는 복합적인 내면을, 캐릭터에 대한 높은 이해력으로 고스란히 표현해냈다.

"젠첸의 상황이 비극적이고 일반적이지 않다고 해서 이 캐릭터 자체를 특수한 인물이라고 설정하진 않았어요. 보편적인 감정을 느끼는 인물일 뿐이죠. 제가 봤을 땐 젠첸은 보통의 대학생의 모습과 다를 바 없다고 느꼈거든요. 평범한 학생이 갑작스럽게 엄마를 찾아나서면서 복합적인 감정을 느낀다는 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감정 소모가 심한 연기이긴 했지만 그래서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그의 말대로 자식을 버린 엄마였지만, 마냥 원망하는 일차원적인 감정이 아닌 입체적인 심리 묘사를 그린 점이 인상적이었다. 장동윤은 "젠첸이 실제로 엄마를 만났을 때 물론, 엄청 밉기도 했겠지만 분명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어떤 감정을 정해놓지 않으려 했다. 현장에서 집중해 느끼는 대로 표현하자는 생각으로 임했다"라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장동윤은 능숙하게 조선족 사투리를 구사하며 관객들의 눈길을 끌기도. 이에 대해 그는 "'뷰티풀 데이즈'에 캐스팅되고 무작정 대림동에 찾아갔었다"라고 밝혔다.

장동윤은 "대림동에서 조선족이 운영하시는 슈퍼마켓을 찾아가 실례를 무릅쓰고, '제가 배우인데 영화 때문에 조선족 사투리를 배워야 한다고 설명하면서 어떻게 도움을 받을 수 없을까요?'라고 청했었다. 그랬더니 그분이 선생님으로 윤동주 문학상을 받으신 분을 소개해주셨다. 그분께 큰 도움을 얻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그저 억양만 배워서 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 대림동을 찾아간 것이었다. 언어에 담긴 사고방식을 배우려고 했던 것인데 흔쾌히 선생님이 되어주신 그분 덕분에 느낄 수 있었다. 본인도 굉장히 신나하시면서 가르쳐주셨다. 배우는 과정에선 어색하다고 야단도 많이 맞았다(웃음). 걱정을 많이 하셨는데 예고편을 보고 잘했다고, 완벽하게 했다고 칭찬을 해주셨었다"라고 전했다.

이처럼 젠첸에 빠져들어 심도 있게 연구한 만큼 뿌듯함이 클 수밖에. 장동윤은 "스스로 뭔가를 배우러 다니며 젠첸을 파고 들면서 배우처럼 느껴졌다고 해야 하나, 재밌었다"라고 웃어 보였다.

"취업 준비생에서 우연찮은 기회로 연기자가 되면서 근본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원래부터 배우를 하려고 했던 사람이 아니니까, 제 자신을 잃어가는 것 같아 마음이 싱숭생숭했던 적이 있었죠. 지금은 그런 스트레스를 덜어내고 저를 찾아가는 중인 것 같아요. 여기에 '뷰티풀 데이즈' 출연도 큰 작용이 됐을 거예요. 당연히 거치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드니까 재밌고, 즐길 수 있게 됐어요. 이제는 평생 하고 싶다는 확신이 섰고, 소처럼 일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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