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덜 받은 컬페퍼 폭발력, KGC 강력한 무기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국에 처음 왔을 때, 팬들이 나를 인지하지 못했다."

시즌 초반 타 구단 한 지도자는 "컬페퍼가 원래 기가 막히는 선수다. 못하는 게 없다. 빠르고, 폭발력 있다. 3점슛도 있고, 돌파도 좋다. 분명 잘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지도자는 컬페퍼의 단점에 대해서도 지적했지만, 장점이 단점을 상쇄할 것이라고 했다.

올 시즌 초반 대부분 단신 외국선수의 기량이 좋다는 평가다. 2라운드 초반. 조쉬 그레이(LG)가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다. 플레이 스타일, 사령탑의 기용 스타일상 그레이의 폭발력이 가장 눈에 띄는 건 사실이다. 마퀴스 티그(KCC) 역시 호평 받는다.

반면 컬페퍼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다. 크리스 테일러 대신 급히 영입됐다. 농구관계자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은 건 맞다. 그러나 그레이만큼 주목 받지 못한 건 사실이다. KGC 김승기 감독도 컬페퍼보다 장신 외국선수 미카엘 매킨토시에게 훨씬 큰 기대를 걸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컬페퍼가 매킨토시보다 훨씬 더 임팩트 있다. 매킨토시의 경우 상대적으로 애매한 측면이 있다. 상대 외국인 빅맨을 확실히 요리하지 못한다. 김 감독도 "시즌 전 연습경기 때는 저렇게 하지 않았다. 골밑에서 몇 차례 막히니까 심리적으로 쫓긴다. 그 이후 골밑으로 들어가질 않는다"라고 말했다.

컬페퍼는 자신의 장점을 고스란히 발휘한다. 경기를 조율하기보다 자신이 공을 갖고 해결하는 스타일. 다소 무리하게 슛을 던지는 성향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KGC 국내선수들이 컬페퍼가 뛸 때 최대한 공격을 많이 하게 도와준다.

컬페퍼는 "KGC 선수들이 KBL 적응을 위해 많은 도움을 줬다. 모든 선수가 틈만 나면 얘기를 해줬다"라고 말했다. 김승기 감독 역시 컬페퍼가 주로 뛰는 2~3쿼터에 공격을 몰아주며 장점을 극대화시킨다.

KGC는 오세근의 몸 상태가 썩 좋지 않다. 매킨토시는 불안하다. 때문에 최근 4쿼터 출전시간이 늘어난다. 13일 LG전 역시 2쿼터부터 쾌조의 슛 감각을 뽐냈다. 결국 3점슛 9개 포함 42점을 폭발, 23점차 열세를 뒤집는 승리를 이끌었다.

물론 컬페퍼 역시 약점이 있다. 볼을 오래 끌고, KGC 특유의 앞선부터 공격적으로 압박하는 존 프레스 형태의 팀 수비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한다. 하지만, 국내 롤 플레이어들이 최대한 메워주면서, 컬페퍼는 공격에 집중한다.

공격에 대한 프라이드가 있다. 컬페퍼는 "나는 슈터다. 들어가지 않아도 쏜다. 감독도 오픈 찬스에서 자신 있게 던지라고 한다. 자신감을 줬고, 좋은 결과를 냈다. 물론 40점을 넣든 10점을 넣든 팀 승리가 중요하다. 팀을 위해 뭐든 할 준비가 됐다"라고 말했다.

KGC의 2위 도약에 컬페퍼의 역할이 컸다. LG전의 경우 그레이와의 맞대결을 의식, 경쟁심리가 극대화됐다. 컬페퍼는 "한국 팬들이 그레이나 티그는 많이 알지만, 내가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인지하지 못했다. 그게 동기부여가 됐다. 나를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타 리그에서도 나를 알리기 위해 열심히 뛰어왔다"라고 말했다.

최근 단신 외국선수의 4쿼터 클러치능력에 의해 경기결과가 갈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 몇몇 감독은 매치업 유, 불리를 떠나 단신 외국선수의 장점을 믿고 극대화하는 전략을 즐긴다. 그런 점에서 컬페퍼도 앞으로 충분히 매력을 더 많이 어필할 수 있다. KGC에 강력한 무기가 생겼다.

[컬페퍼.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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