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리포트: 뒤늦게 시동 걸린 KGC, 컬페퍼 대폭발 막지 못한 LG

[마이데일리 = 안양 김진성 기자] KGC가 뒤늦게 시동을 걸었다. 결국 랜디 컬페퍼가 대폭발했다.

KGC는 최근 저력을 발휘했다. 올 시즌 김승기 감독은 최현민, 김승원, 배병준, 박형철, 기승호 등 토종 롤 플레이어들을 적극 활용한다. 오세근과 양희종의 몸 상태가 좋지 않고, 외국선수 미카엘 매킨토시가 불안정하다. 토종 롤 플레이어들이 공수에서 십시일반으로 힘을 내면서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하지만, 위태로운 건 맞다. KGC의 중심축은 오세근과 양희종이기 때문이다. 양희종은 최근 발가락 부상으로 13일 LG전에 결장했다. 이런 상황서 제임스 메이스, 김종규 더블포스트를 앞세워 상승세를 탄 LG는 부담스러웠다.

LG는 박인태를 스타팅 멤버로 넣은 뒤 곧바로 주지훈을 넣었다. 김종규를 1쿼터 4분20초전까지 아끼며 체력을 안배했다. 일단 주지훈이 매킨토시와 오세근을 잘 막았고, 공격에서도 받아먹는 득점을 올리며 의외로 흐름을 잡았다.

이때 KGC는 반격하지 못했다. 초반부터 쉬운 슛을 잇따라 놓쳤고, 실책도 적지 않았다. 그러자 제임스 메이스가 매킨토시를 외곽으로 불러내 자유롭게 1대1 공격을 했다. 김종규와 조쉬 그레이가 투입된 이후에도 같은 흐름.

이 과정에서 심판 판정은 좀 이상했다. 골밑에 공이 투입될 때 명백히 수비수가 팔로 공격자를 치는 장면이 수 차례 나왔지만, 좀처럼 콜이 나오지 않았다. 몸 싸움을 장려하는 기준은 좋지만, 명백한 핸드체킹, 슈팅 파울 등을 놓치면 경기가 혼탁해진다. 이날이 그랬다. 양팀 벤치에서 아쉬움의 탄성이 커졌고, 경기가 점점 과열됐다.

특히 KGC는 초반에 경기가 꼬이는데다 판정에 흔들리면서 스스로 무너졌다. LG는 김시래, 그레이, 김종규의 속공이 더블포스트만큼 위력적이다. KGC의 실책이 LG의 빠르고 정확한 반격으로 이어지면서 스코어가 벌어졌다.

2쿼터 2분만에 문제의 장면이 나왔다. 왼쪽 베이스라인에서 트랩을 당한 메이스가 골밑에 비어있는 김종규에게 연결했다. 김종규가 공을 잡고 골밑슛을 하기 위해 뜨자 배병준이 뒤에서 김종규의 얼굴을 강하게 가격했다. 물론 공을 치려고 했겠지만, 공과 관련 없는 반칙이 되면서 U파울.

이후 KGC가 급격히 무너졌다. LG는 김종규를 잠시 벤치로 불러들인 뒤 메이스의 골밑 공략, 그레이의 개인기량을 앞세워 점수 차를 쭉쭉 벌렸다. 이때 KGC 김승기 감독은 오세근을 빼면서 오히려 국내 롤 플레이어들로 반격에 나섰다. 하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오세근과 양희종이 빠진 KGC가 메이스와 그레이를 1대1로 막는 건 어려웠다. 다만, KGC는 컬페퍼의 무리한 1대1에 의한 3점포가 몇 차례 림을 통과하며 점수 차 줄이기에 나섰다. 실책이 많았지만, 경기 후반 대역전극을 위한 강력한 복선이었다.

KGC는 3쿼터 시작과 함께 오세근을 투입했다. 수비는 지역방어 대형으로 서되, 앞선에서 적극적으로 마크, 트랩과 로테이션을 섞는 특유의 공격적인 디펜스를 선보였다. LG는 그레이가 개인 기량으로 수비를 찢고 득점을 만들었으나 전체적으로 흔들렸다. 또한 그레이와 김시래가 2쿼터부터 컬페퍼를 제대로 막지 못했다. 컬페퍼가 3쿼터에도 외곽포를 잇따라 터트렸고, 기승호의 득점까지 더해지며 8점차로 추격했다.

3쿼터 막판 결정적 오심이 나왔다. 42초전 김종규가 골밑슛을 할 때 김철욱이 마크했다. 전혀 접촉이 없었으나 수비자파울이 선언됐다. LG는 김종규의 자유투에 이어 유병훈이 KGC 거친수비를 뚫고 메이스의 득점을 도왔다. 3쿼터 종료 직전 결정적 속공 득점을 성공하며 흐름을 가져왔다. 그러나 4쿼터 초반 컬페퍼가 돌파 과정에서 파울을 얻는 과정이 보상판정으로 의심되기도 했다.

KGC는 4쿼터에도 메이스에게 지속적으로 더블팀을 들어갔다. 메이스가 무리하지 않고 김종규에게 내줬고, 김종규가 몇 차례 좋은 골밑 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LG는 컬페퍼 수비가 전혀 되지 않았다. 그만큼 컬페퍼의 슛 컨디션이 좋았다. 5분41초를 남기고 컬페퍼의 패스를 이민재가 3점포로 연결, 3점차로 추격했다.

결국 KGC는 4분50초전 컬페퍼의 3점포로 승부를 뒤집었다. 메이스에 대한 트랩에 성공한 뒤 컬페퍼의 속공 레이업슛으로 달아났다. 4분18초전 매킨토시를 투입 후 한템포 쉬어갔으나 LG가 메이스를 재투입하자 다시 컬페퍼를 넣었다.

이후 LG는 재정비, 메이스의 자유투와 김종규의 팁인 덩크슛으로 1점차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끝내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KGC는 김승원이 41.8초전 결정적 실책을 범했으나 다음 공격서 3점차로 달아나는 결정적 레이업슛을 넣었다.

결국 KGC의 93-88 극적인 승리. LG가 경기를 잘 하고도 2쿼터부터 컬페퍼를 막지 못한 게 대역전패의 단초가 됐다. 컬페퍼는 3점슛 9개 포함 42점으로 대폭발했다. 현주엽 감독은 그레이, 메이스의 수비 적극성이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여전히 LG가 수비력이 끈끈한 팀은 아니다. 반면 KGC는 후반 적극적인 수비, 컬페퍼의 클러치 능력을 앞세워 기적과도 같은 역전승을 따냈다.

[컬페퍼.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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