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2년 연속 KS 준우승, 멀고 험한 왕조의 길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멀고도 험하다.

두산이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머무를 것이라 생각한 사람들이 있었을까. '어우두'라는 말이 괜히 생긴 게 아니다. 그만큼 두산의 2018년 페넌트레이스는 압도적이었다. 무려 93승을 따냈다. 2위 SK를 14.5경기 차로 따돌렸다.

유희관과 장원준이 썩 좋지 않았다. 그러나 이영하를 발굴했다. 이용찬의 선발전환도 성공했다. 함덕주는 마무리로 정착했다. 사이드암 박치국도 필승계투조로 자리 잡았다. 타선은 특유의 주전-백업 경계가 사실상 없는, 특유의 끈끈함과 폭발력을 이어갔다. 그리고 촘촘한 디펜스까지. 투타밸런스에서 두산을 따라갈 팀이 없었다.

그러나 두산은 한국시리즈서 두산다운 모습을 잃었다. SK에 끌려간 끝에 업셋 우승 희생양이 됐다. 1차전부터 꼬이면서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일부 주축 타자와 투수는 전혀 제 몫을 하지 못했다. 4번타자 김재환과 외국인타자, 메인 셋업맨 김강률 공백도 컸다.

현재의 두산을 왕조라고 부를 수 있을지도 애매하다. 두산은 김태형 감독 부임과 동시에 4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치렀다. 2015년~2016년에는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작년과 올해는 연거푸 준우승.

더구나 이 기간 정규시즌 우승은 2016년과 2018년 두 차례다. 통합우승은 2016년이 유일했다. 지난 4년간 KBO리그에서 가장 압도적인 누적성적을 거둔 건 맞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다고 해서 두산 야구의 가치를 폄하할 수는 없다. 여전히 두산은 강력한 팀이다.

하지만, 1986~1989년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해태, 1998년, 2000년(드림-매직리그 통틀어 최고승률), 2003~2004년 잇따라 통합우승을 차지한 현대, 2007~2008년, 2010년 통합우승을 차지한 SK, 2011년부터 2015년까지 페넌트레이스 5연패에 2014년까지 4년 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한 삼성에 비해 지난 4년간 두산의 임팩트가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왕조건설이 그만큼 쉽지 않다. 단순히 이번 한국시리즈만 볼 때 부상자 속출, 외국인타자 부재가 컸다. 하지만, 이런 변수 또한 우승과 왕조건설을 위한 통과의례다. 악재를 극복하지 못한 왕조는 왕조가 아니다.

두산은 휴식에 들어간다. 그러나 내년에도 야구를 해야 한다. 2018년을 리뷰하고, 내년을 위해 반성하고 점검하는 시간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 왜 2년 연속 한국시리즈서 실패했는지에 대해 선수 개개인, 코칭스태프, 프런트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해답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양의지가 FA 자격을 얻는 등 변수도 감안해야 한다.

야구는 7할의 실패에도 3할의 성공이 지배한다. 3할만 해도 성공으로 평가 받는다. 반대로 그만큼 성공하기 쉽지 않은 스포츠다. 두산이 이번 스토브리그를 어떻게 보낼지 궁금하다.

[두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