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두산 10년 전 악몽 재현, 또 넘지 못한 SK의 벽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10년 전 악몽이 그대로 재현됐다. 그 때는 도전자였지만 이젠 정규시즌 1위이기에 준우승이 더욱 뼈아프다.

두산은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SK에 패했다. 정규시즌서 2위 SK에 14.5경기 앞선 압도적 우승을 차지하고도 시리즈 2승 4패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그렇게 두산의 2년만의 통합우승 기회는 물거품이 됐다.

이번 시리즈는 두산과 SK의 10년만의 한국시리즈 리턴매치로 관심을 모았다. 두 팀은 2000년대 후반 포스트시즌서 강력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당시 김경문 두산 감독과 김성근 SK 감독의 지략 대결이 가을 무대를 후끈 달궜다.

당시 두산은 SK 벽 앞에서 번번이 좌절했다. 2007년부터 3년 연속 가을 무대서 만났지만 모두 아쉽게 짐을 쌌다. 2007년 한국시리즈서 2연승 뒤 4연패를 당했고, 2008년 한국시리즈에선 역시 1차전을 먼저 따냈지만 내리 4연패를 당했다. 2009년 플레이오프서도 2연승 뒤 3연패의 아픔을 겪었다. 두산에게 정규시즌 1위 SK는 넘지 못하는 산이었다.

어느덧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 정규시즌 1위는 두산, 도전자는 SK가 됐다. 두산은 올해 93승 51패(승률 .646)의 압도적 승률로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팀. 2위 SK와의 승차는 무려 14.5경기였다. 두산 입장에선 2000년대 후반 잇따른 충격패를 설욕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러나 설욕은 쉽지 않았다. 플레이오프서 5차전 혈투를 치르고 온 SK를 만나 1차전에서 충격패를 당하며 모든 게 꼬였다. 믿었던 수비에서 무려 7개의 실책을 범했고, 박건우, 오재일, 오재원, 김재호 등 주축 전력들이 감을 찾지 못한 채 가을을 마쳤다. 필승조 김강률, 4번타자 김재환의 부상 공백도 뼈아팠다. 두산은 그렇게 또다시 SK의 벽을 넘지 못했다. 10년 전 악몽이 재현된 12일 잠실구장이다.

[두산 선수들이 1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18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6차전' 두산 베어스 vs SK 와이번스의 경기에서 4-5로 패하고 준우승을 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 = 잠실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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