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14.5경기 차의 굴욕, 고개 숙인 정규시즌 1위 두산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14.5경기 차의 굴욕이다.

두산 베어스는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한국시리즈 SK 와이번스와의 6차전에서 패하며 우승에 실패했다.

두산은 올 시즌 자타공인 KBO리그 최강팀으로 자리매김했다. 144경기서 .646(93승 51패)라는 압도적 승률로 2위 SK를 14.5경기 차로 따돌리고 정규시즌 정상에 올랐다. 팀 타율 1위(.309), 최다안타 1위(1601개), 득점권 타율 1위(.317), 평균자책점 3위(4.98) 등과 함께 홈런왕(김재환), 타점왕(김재환), 다승왕(세스 후랭코프) 등을 동시에 배출했다.

한국시리즈 준비 역시 수월했다. 일찌감치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 지으며 주전들의 체력 안배가 가능했고, 시즌이 끝난 뒤에는 일본 미야자키로 건너가 일본 프로팀들과 연습경기를 치르며 실전 감각을 유지했다. 여기에 2위 SK가 넥센과 플레이오프 5차전 혈투를 치른 이점까지 찾아왔다. 2년만의 통합우승 전망은 그만큼 밝았다.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두산 선수들은 손가락 5개를 들어 보이며 5차전 안에 우승을 확정 짓겠다는 여유 넘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시리즈는 두산의 예상과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흘렀다. 1차전에서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을 내고도 박종훈을 내세운 SK에 패하며 모든 게 꼬였다. 2차전 후랭코프의 호투와 타선의 활약 속 반격에 성공했지만 3차전에서 선발 이용찬이 흔들렸고, 4차전 반격 이후 5차전에선 실책과 불펜 난조가 겹치며 벼랑 끝에 몰렸다. 이미 2승 3패 열세에 처한 것 자체가 굴욕이었다.

박건우, 김재호, 오재원, 오재일 등 주축 선수들의 타격 부진이 가장 큰 패인이었다. 김재환이 빠진 가운데 양의지, 최주환이 분전했지만 하위 타선은 사실상 쉬어가는 타선이 돼 버렸다. 또한 마운드에선 장원준, 이현승 등 베테랑 투수들이 김강률의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박치국, 함덕주, 이영하 등 어린 투수들로만 마운드를 꾸려가기엔 한계가 있었다.

결국 14.5라는 숫자는 아무 의미가 없는 숫자로 전락했다. 압도적 정규시즌 우승에도 2년만의 통합우승에 실패한 굴욕의 두산이다.

[두산 선수들이 1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18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6차전' 두산 베어스 vs SK 와이번스의 경기에서 4-5로 패하고 준우승 한 뒤 아쉬워 하고 있다. 사진 = 잠실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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