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8년만의 KS 우승' SK 김강민-박정권, 그들은 여전히 주역이었다

[마이데일리 = 잠실 고동현 기자] 그들의 가을은 여전히 뜨거웠다.

SK 와이번스는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한국시리즈 6차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SK는 시리즈 전적 4승 2패를 기록, 2010년 이후 8년 만의 한국시리즈 왕좌에 올랐다. 2007, 2008, 2010년에 이어 통산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SK는 2000년대 후반 이른바 '왕조 시대'를 구축했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그 기간 3차례 한국시리즈 우승과 3차례 준우승을 이뤄냈다.

이후 중위권 성적을 이어가던 SK는 올해 다시 한 번 상위권팀으로 도약했다. 적지 않은 시간이 흐른 탓에 팀 컬러는 물론이고 주축 선수도 많이 바뀌었다. 몇몇 선수들은 FA 계약을 통해 다른 팀으로 이적했으며 소속팀에 남이있더라도 당시의 입지와는 크게 달랐다.

김강민과 박정권의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지난해 88경기에 나서 타율 .219 5홈런 18타점 10도루 31득점에 머문 김강민은 올해 5월까지 퓨처스리그에서 뛰었다. 지난해 타율 .256 16홈런 51타점을 남긴 박정권 또한 낮경기가 더욱 익숙해졌다.

이들은 그대로 주저 앉지 않았다. 첫 번째 기회는 김강민이 잡았다. 이들은 6월초 나란히 콜업됐다. 박정권이 1군 복귀 이후에도 부진했던 반면 김강민은 복귀 직후 맹타를 휘둘렀다. 여기에 '짐승 수비'는 여전했다. 5월까지 인고의 시간을 보낸 그는 그동안의 아쉬움을 마음껏 털어냈다.

김강민의 활약은 포스트시즌에서도 이어졌다. 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타율 .429 3홈런 6타점 5득점을 올리며 시리즈 MVP에 등극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경기 전에는 "(힘들어) 죽겠다"고 말하지만 그라운드에서만 나서면 '짐승 모드'가 됐다. 공격과 수비 모두 부상으로 빠진 노수광의 공백을 완벽히 메웠다.

박정권의 반전은 더욱 극적이다. 박정권의 정규시즌 성적은 14경기 타율 .172 2홈런 6타점이 전부였다. 하지만 풍부한 포스트시즌 경험을 무기로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합류했다. 코칭스태프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1차전 끝내기 홈런을 터뜨리며 팀에게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한국시리즈에서도 '결정적 한 방'은 이어졌다. 겉으로 드러난 성적은 부진했지만 1차전 역전 결승홈런, 5차전 쐐기 적시타 등 중요한 순간에는 어김없이 한 방이 터졌다.

이른바 팀의 '왕조 시절'에 자신의 전성기를 보낸 김강민과 박정권. 이제는 리그 전체를 봐도 선배가 많지 않을 정도의 베테랑 선수가 됐지만 SK의 8년 만의 우승 순간에도 그들은 주역이었다.

[SK 김강민과 박정권.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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