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4차전] ‘결승포’ 두산 정수빈 "마음은 장외홈런이었다" (일문일답)

[마이데일리 = 인천 최창환 기자] 패색이 짙던 순간, 정수빈의 경쾌한 스윙이 나왔다. 시리즈를 원점으로 되돌린 결승포였다.

정수빈은 9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에 2번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장, 5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두산 베어스는 선발투수 조쉬 린드블럼(7이닝 3피안타 2볼넷 10탈삼진 1실점(1자책), 구원투수 함덕주(2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를 더해 2-1로 역전승, 시리즈 전적 2승 2패를 기록했다.

정수빈은 3회초 맞이한 2번째 타석에서 안타로 출루한 정수빈은 이후 번번이 출루에 실패했다. 하지만 결정적 순간 한방을 만들어냈다. 두산이 0-1로 뒤진 8회초 1사 1루. 정수빈은 볼카운트 2-1에서 앙헬 산체스의 4구를 공략, 우측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0m 투런홈런을 터뜨렸다. 이날의 결승타였다.

결정적 순간 한국시리즈 개인 통산 3번째 홈런을 쏘아 올린 정수빈은 한국시리즈 4차전 MVP로 선정됐다. 자칫 4차전까지 내주면 1승 3패로 몰리는 상황이었던 두산에 귀중한 1승을 안긴 셈이다.

정수빈은 경기종료 후 "홈런으로 역전을 하면 두산다운 야구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침 타이밍이 나에게 와서 그 역할을 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경기를 마친 소감은?

"경기 초반부터 팀 분위기가 안 좋았고, 찬스도 무산됐다.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누구든 홈런으로 분위기를 뒤집으면 두산다운 야구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홈런이 나온)그 타석에서는 내가 역할을 하자는 마음이었다."

-타구가 날아갈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맞자마자 넘어갈 것이란 예상은 했다. 그런데 타구가 생각보다 멀리 날아가지 않아 뛸 때 불안했다. 마음 같아선 장외(홈런)였다(웃음)."

-방망이를 짧게 쥐고 타석에 임하는데?

"'단타 위주로 치자'라고 마음을 잡았다. 하지만 방망이를 짧게 잡아도 정확히 때리면 타구는 멀리 나갈 수 있다. 앙헬 산체스(SK)의 공이 빠르다는 점을 잘 이용해 홈런을 만들 수 있었다."

-분위기 바꾸기 위해 한방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 이유는?

"큰 것(홈런)이 필요했다. 누가 됐든 홈런이 나오면 분위기가 우리 쪽으로 넘어올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타이밍이 맞아 내가 홈런을 칠 수 있었다."

-2015년 한국시리즈에서 때린 홈런과 기분을 비교하자면?

"2015년은 점수 차가 꽤 벌어진 상황이었다. 물론 그때도 좋았지만, 오늘 나온 홈런이 더 기분 좋다. 원래 표현을 많이 하는 선수가 아닌데 나도 모르게 너무 좋아했다. 린드블럼도 내가 홈런칠 거라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웃음)."

[정수빈. 사진 = 인천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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