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밝은 미래, 올 가을 10G 가슴에 새기자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넥센의 올 가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넥센의 포스트시즌이 10경기만에 끝났다. 해피엔딩은 아니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 파트너 SK의 수장과 선수들이 입을 모아 넥센을 칭찬했다. 2승3패로 패퇴하는 과정에서 넥센의 패기 넘치는, 아름다운 야구에 박수를 보냈다.

넥센은 젊은 팀이다. 올 시즌 김혜성, 송성문, 김규민, 안우진, 이승호 등 젊은 선수들을 더 많이 발굴하며 더 어려졌다.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젊은 피들이 큰 무대를 경험하며 밝은 미래를 기약했다.

넥센의 포스트시즌 10경기를 전반적으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10경기서 좋았던 부분, 좋지 않았던 부분을 뜯어보면서 2019년, 나아가 미래 발전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그래야 이번 포스트시즌의 경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

수치상 넥센 타선의 포스트시즌 각종 기록은 썩 좋지 않았다. 플레이오프 팀 타율 0.237, 5홈런 23타점, 준플레이오프 팀 타율 0.233, 3홈런 17타점이었다. 그러나 수치와 별개로 넥센 덕아웃 특유의 기운이 사령탑의 용병술에 의해 포스트시즌에 미치는 임팩트가 상당하다는 게 확인됐다.

제리 샌즈, 박병호, 김하성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 이정후의 이탈 후 김혜성, 김규민, 송성문으로 꾸린 테이블세터, 중심타선과 하위타선의 가교 역할을 수행한 임병욱. 장정석 감독이 10경기 내내 라인업을 바꿔가며 상당한 수준의 시너지를 냈다.

파워, 연결능력, 기동력, 응집력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넥센 타선의 위력은 리그 최강 두산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고 평가 받는다. 젊은 타자들의 성장에 박병호와 이택근이 중심을 잡는 라인업. 향후 2~3년 이상 공고한 힘을 보여줄 수 있다. 서로 실수를 보듬어주고, 잘 풀릴 때 기세를 잇는 특유의 덕아웃 문화 역시 타 팀에 위협적이다. 타선은 특별히 보강 필요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건전한 경쟁심리와 끈끈함이 자리매김했다.

마운드는 준플레이오프 팀 평균자책점 2.75, 플레이오프 팀 평균자책점 5.19였다. 아시안게임 이후 이탈한 최원태의 공백이 컸다. 한현희는 시즌 중반부터 기복이 있었다. 포스트시즌서도 끝내 해결하지 못했다.

선발진 후미의 약화는 타선과 불펜에 동시에 부담을 줬다. 물론 안우진이라는 불펜 괴물이 나타났다. 그러나 매 경기 총력전을 펼치는 포스트시즌 특성상 타선이 매 경기 상대 마운드를 파괴할 수 없었다. 안우진이 전 경기 괴력을 뽐낼 수는 없었다.

즉, 포스트시즌을 통해 넥센은 마운드, 특히 선발진 강화라는 숙제를 받아 들었다. 기존 한현희, 신재영과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인물을 발굴하는 게 숙제다. 작년 트레이드 마감일에 데려온 좌완 영건 이승호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도 포인트다. 장정석 감독은 수 차례 "이승호가 내년에는 선발진 진입 경쟁을 펼쳤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필승계투조 역시 포스트시즌서 불안한 측면을 드러냈다. 냉정히 볼 때 마무리 김상수, 이보근, 오주원의 위압감이 안우진보다 떨어졌다. 시즌 초반부터 불펜 난조로 망친 경기가 꾸준히 나왔다. 장기레이스에선 타자들이 적절히 메워냈지만, 포스트시즌서는 약점을 감출 수 없었다.

장 감독은 시즌 중 "안우진의 내년 보직을 시즌 후 생각해보겠다"라고 말했다. 150km을 상회하는 패스트볼을 보유한 안우진은 선발진 후미와 필승계투조를 모두 보완할 수 있는, 넥센 마운드에 매우 소중한 존재다.

넥센은 올 시즌을 끝으로 김민성과 이보근이 FA 자격을 얻는다. 이보근의 경우 붙잡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 외국인선수 3인방(제이크 브리검, 에릭 해커, 제리 샌즈)에 대한 재계약 여부도 결정해야 한다. 셋 다 붙잡지 않을 이유가 없다.

김재현이 군입대할 가능성이 있는 포수진도 변수다. 주효상이 플레이오프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김재현이 이탈하면 전체적으로 중량감이 떨어진다. 박동원의 내년 컴백은 여전히 장담할 수 없다. 쉽게 결정할 문제도 아니다.

넥센의 올 가을 포스트시즌 10경기. 절대 잊지 말고 가슴에 새길 필요가 있다. 장점을 유지하고, 극대화하면 된다. 반대로 약점은 고민하고 보완해야 한다. 올 가을 넥센은 조금만 다듬으면 대권도전이 가능하다는 걸 입증했다.

[넥센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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