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강아지 기침, 우습게 여겨선 안된다

본격적인 환절기가 찾아왔다. 낮과 밤의 기온 차이가 크게 나면서 기침으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각종 알레르기와 감기로 인해 시도 때도 없이 기침이 나기 때문이다.

개도 기침을 한다. 가을의 건조하고 기온 차가 큰 날씨는 사람이나 개 모두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기침에도 여러 원인이 있다. 사람은 몸이 아프면 말로 표현할 수 있다. 개는 아무리 기침을 해도 표현할 방법이 없다.

H씨는 최근 들어 기침을 하는 횟수가 늘어난 강아지 때문에 속이 탄다. 올해 12살이 된 노견이라 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H씨는 “나이가 들어 기침이 심해진 것 같다. 병원에 가보니 여기서 더 살이 찌면 안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선천적으로 심장이 안 좋은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비만은 기침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다. 살이 찌면 귀여워 보일 수 있지만 잃는 것이 많다. 지방이 호흡기에 압력을 가해 기침을 일으킨다. 만성 기관지염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퍼그나 불독처럼 입이 짧은 단두종은 머리의 구조상 숨을 쉬기 힘든데, 살까지 찌면 호흡 장애를 유발할 수 있어 체중 조절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

비만은 심장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비대해진 몸에 피를 보내려면 심장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비만은 심부전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심장질환의 증상 중 하나가 기침인데, 문제는 치료를 위해 처방되는 약물의 부작용도 기침이다.

심장 질환이 발병하면 보통 혈압약인 ACE억제제가 처방된다. 심장병이 있음에도 기침을 하지 않다가 이 약을 먹으면 기침을 할 수 있다. ACE억제제의 부작용 중 하나가 마른 기침이기 때문이다. 신장기능까지 떨어질 수 있지만 보호자는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증상인 기침 정도만 확인할 수 있다. 심장병이 악화되는 것으로 받아들여 약의 복용량을 늘려야 한다고 오해할 수 있다. 보호자 스스로 부작용을 파악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동물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폐엽 비틀림’의 증상 중 하나도 기침이다. 폐가 회전하고 뒤틀리면서 생기는 질환으로 개와 고양이에게 드물게 나타난다. 특별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으며 기침과 객혈, 실신, 복부팽만, 혼수상태 등의 증상을 보인다. 그레이하운드처럼 가슴이 큰 품종과 요크셔테리어, 비글, 미니어처 푸들 등 덩치가 작은 품종도 폐엽 비틀림에 취약하다.

폐와 기도에 기생하는 폐선충도 기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폐선충은 숙주인 달팽이나 굼벵이, 혹은 다른 먹이를 통해 개의 체내로 들어가 폐동맥과 우심실에 감염 질환을 일으킨다. 폐선충은 기침과 운동불내성, 생명을 위협하는 폐부종까지 일으킬 수 있다. 치료에는 선충류 기생충 구제에 쓰이는 펜벤다졸 계열 약물을 주로 사용한다. 기침에서 끝나지 않을 정도로 증상이 심각해지면 호흡기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다행이도 H씨의 강아지는 비만 외에 기침을 유발하는 원인은 없었다. 선천적으로 심장이 약하지만 질환으로 이어질 수준은 아니었다. H씨는 “병원에서 보호자가 관심을 기울이는 만큼 건강해질 거라고 하더라. 짧게 산책을 자주 다녀 조금이라도 더 움직이게 해서 다이어트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 = unsplash]

김민희 min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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