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넥센 인천행 원동력, 매 경기 영웅이 바뀐다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팀 이름 ‘히어로즈’에 걸맞게 매 경기 영웅이 바뀐 넥센이다.

넥센 히어로즈는 지난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5-2로 승리했다. 시리즈 3승 1패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 오는 27일부터 SK와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놓고 5전 3선승제의 승부에 돌입한다.

이번 준플레이오프에 앞서 넥센의 가장 큰 우려는 경험 부족이었다. 2년 만에 가을야구에 복귀했다고 하나 세대교체가 워낙 빠르게 진행되는 팀이라 전력에 어린 선수들이 대다수 포함돼 있었다. 안우진, 송성문, 이정후, 김규민, 이승호 등 이번 시리즈에서 활약한 선수들은 모두 가을야구가 처음이었다.

엄밀히 말해 이번 시리즈서 넥센의 베테랑 선수들은 한화 못지않게 답답한 모습을 보였다. 4번타자 박병호는 1차전에서 홈런을 쳤지만 4경기 타율 .231 2타점에 그쳤고, 서건창은 테이블세터로 나서 타율 .176 출루율 .222로 저조했다. 김민성 역시 타점 없이 타율 .188로 침묵. 마운드에서도 한현희, 이보근 등 믿었던 자원들이 흔들렸다.

그럼에도 넥센은 정규시즌 3위 한화를 꺾고 시리즈 업셋을 이뤄냈다. 원동력은 매 경기 바뀐 영웅에 있다. 단기전에서는 이른바 ‘미친 선수’가 나와야 승기를 잡는다는 말이 있다. 예측할 수 없는 흐름 속에서 깜짝 스타의 등장은 상대의 기를 꺾는데 상당히 효과적이다.

베테랑들이 저조했지만 넥센 어린 선수들은 경험 부족의 우려를 지우고 큰 경기를 즐겼다. 1차전에서 2-1로 앞선 7회 송성문이 대타로 나와 쐐기 적시타를 때렸고, 2차전에선 임병욱이 3점홈런을 연달아 쏘아 올리며 깜짝 스타가 됐다. 같은 경기서 안우진은 3⅓이닝 무실점 역투로 준플레이오프 역대 최연소 승리투수 기록을 경신.

3차전에서 삐끗한 넥센은 4차전에서 다시 깜짝 스타들의 활약을 등에 업었다. 생애 첫 가을야구에 나선 선발투수 이승호가 3⅓이닝 2실점 기대 이상의 투구를 펼쳤으며, 안우진이 뒤를 이어 5⅔이닝 무실점 역투로 경기를 끝냈다. 안우진은 준플레이오프 3승 중 2승을 혼자 책임, 마운드의 중심으로 우뚝 섰다. 또한 타선에서는 이정후 대신 나선 김규민이 4회 역전 적시타를 쳤고, 2차전의 영웅 임병욱은 8회 쐐기 적시타의 주인공이 됐다. 송성문의 멀티히트 또한 빛났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넥센 선수들은 이번 가을을 즐기고 있다. 김규민은 떨리지 않냐는 질문에 “신난다. 너무 재미있을 것 같다”고 답했고, 송성문은 “또래 선수들이 많아 떨지 않고 함께 즐길 수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KIA와 한화를 넘은 넥센의 다음 상대는 정규시즌 2위 SK다. 인천과 고척에서는 어떤 깜짝 스타가 등장해 영웅 군단을 이끌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진다.

[넥센 선수들(첫 번째), 임병욱(두 번째), 안우진(세 번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