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게 지기 싫다" 권순태, '빅버드 야유' 이겨낼까

[마이데일리 = 수원 안경남 기자] ‘박치기 논란’으로 뜨거운 이슈가 됐던 가시마 앤틀러스 권순태 골키퍼가 수원 삼성 원정을 위해 빅버드에 선다. 수원에게 지기 싫다던 권순태는 수원 홈 팬들의 야유를 이겨낼 수 있을까.

수원과 가시마는 24일 오후 7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4강 2차전을 치른다. 앞선 1차전에선 수원이 2-3 역전패를 당했다.

결과보다 더 큰 논란이 됐던 장면은 가시마 골문을 지킨 한국 골키퍼 권순태의 ‘박치기 논란’이었다. 당시 권순태는 전반 막판 수원 공격수 임상협과의 경합 과정에서 과도하게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

권순태는 임상협을 발로 걷어차는 행동을 물론, 머리로 임상협을 가격하는 박치기까지 시도했다. 퇴장이 나올 수 있는 격한 장면이었지만, 해당 경기 주심은 권순태에게 경고만 줬다.

전북 현대에서 뛰었던 권순태의 ‘비매너 행동’은 국내 축구 팬들의 분노를 샀다. 그 정도로 흥분할 상황이 아닌데도 임상협을 향해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가 끝난 뒤에도 사과 없이 경기장을 떠난 권순태에게 수원 팬들은 분노했다.

당시 권순태는 “축구도 전쟁이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생각으로 나왔다. 한국팀이라 더 지기 싫었다. 특히 친정팀 전북을 이기고 올라온 수원이라 절대 지기 싫었다. 수원 서포터들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 아마 욕도 많이 할거다. 한국에 가면 더 심할거다”고 말했다.

3주의 시간이 흘렀고, 권순태는 자신이 싫어하는 수원의 홈구장 빅버드를 찾았다. 경기 전날 공식 훈련을 위해 수원월드컵경기장에 나타난 권순태의 표정은 밝았다. 일본 동료들과 즐겁게 수다도 떨고 가시마 단장이자 브라질 축구 전설인 지코와도 농담을 주고받는 등 여유가 넘쳤다.

하지만 임상협과의 ‘박치기 사건’에 대해선 침묵을 유지했다. 국내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을 정중히 사양한 권순태는 논란이 더 커지는 것을 경계했다. 실제로 권순태는 임상협에게 사과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권순태를 향한 수원 팬들의 앙금은 여전히 남아 있다. 대놓고 수원을 싫어한다고 밝힌 권순태를 향한 야유가 예상된다. 서포터와 가장 가까운 골문에서 경기를 해야 하는 골키퍼에겐 결고 쉬운 환경이 아니다. 권순태가 말한 ‘축구 전쟁’이 또 다시 시작됐다.

[사진 = 안경남 knan0422@mydaily.co.kr, 프로축구연맹]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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