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동물농장’ 눈만 마주치면 싸우는 할머니와 개, 원인은…

지난 21일 오전에 방영된 SBS ‘TV동물농장’은 두 얼굴의 견공 이야기를 소개했다.

제보자의 반려견 에디는 제보자와 제작진 모두에게 애교를 부리는 천사 같은 개다. 하지만 제보자의 할머니만 보면 180도 돌변한다. 할머니가 눈에 띄면 쫓아다니면서 짖기 바쁘다.

벌써 5년이나 된 일이다. 에디는 오로지 할머니만을 적대시한다. 이러다 보니 할머니는 에디의 모든 것이 못마땅하다. 심지어 할머니는 에디의 이름도 모른다. 이미 멀어질 대로 멀어진 관계를 다시 회복하려면 먼저 원인을 찾아야 했다.

제작진은 할머니와 제보자, 에디가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에디는 생각보다 할머니의 손길을 잘 받아줬지만 표정은 불만으로 가득하더니 이내 자리를 뜨고 말았다. 실망한 할머니도 자리를 뜨자 에디는 그제서야 짖기 시작했다.

에디가 유독 할머니에게 공격성을 드러내는 건 서열 싸움으로 볼 수 있다. 혹은 할머니가 에디에게 안 좋은 인상을 남겼을 수도 있다. 에디는 둘 다였다. 수컷 특유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기질과 할머니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제보자의 증언에 따르면 에디는 5년 전 할머니가 크게 화를 내며 제보자를 나무라는 모습을 본 후로 할머니를 적대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날의 안 좋은 기억이 할머니를 멀리 하게 만든 것이다.

교정 전문가는 제보자와 에디가 놀이를 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놀이가 주인과 교감이 아니라 주도권 싸움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에디는 성격이 강한 면이 있다. 누군가와 강하게 부딪히면 그 사람을 기필코 꺾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짖는 에디를 향해 손과 발을 이용해 맞서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주도권 싸움에서 전혀 꺾이지 않는 할머니의 모습을 자신에 대한 도전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지배욕구가 강한 개는 냉정하고 혼자 있고 싶어하는 기질이 강하다. 늑대 무리에서 지도자인 알파가 자신을 따르는 다른 늑대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일이 없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개가 먼저 와서 꼬리도 치기 전에 주인이 먼저 다가가 애정 공세를 펼치는 행동은 개에게 주도권을 넘기겠다는 뜻이다. 지배욕이 강한 개를 다스리려면 무시가 답이다. 개가 스스로 다가오게끔 만들어야 주인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전문가는 주도권이 에디에게 없다는 것을 가르치기 위해 철저히 무시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할머니는 지금까지 했던 위협적인 행동을 모두 멈추고 짖는 에디를 외면했다. 에디가 가장 의지하던 제보자는 방문을 닫고 에디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에디는 눈치를 살피다 그새 자리를 피했다. 무시하는 횟수가 늘어갈수록 에디의 지배욕은 급속히 수그러들면서 짖는 모습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근본적인 관계 개선을 위해선 할머니 역시 제보자와 마찬가지로 의지할 수 있는 존재로 각인돼야 한다. 제보자가 에디를 철저히 무시하자 에디는 할머니의 옆자리로 향했다.

지배욕이 강한 개에겐 규칙을 정해 주인이 리더라는 것을 항상 상기시키는 과정도 중요하다. 행동을 제한해 상황에 따라 주인의 허락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또 리더 타입의 개는 에너지가 넘친다. 터그 놀이나 노즈워크, 산책 등으로 넘치는 에너지를 충족시킬 방법도 고민해봐야 한다.

[사진=SBS ‘TV 동물농장’ 화면 캡처]

김민희 mini@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