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한화의 가을이 계속되려면? 답은 수비에 있다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답은 수비에 있다.

한화 이글스가 천신만고 끝에 포스트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한화는 지난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짜릿한 한 점차 승리를 거뒀다. 2연패 탈락 위기에 몰렸던 한화는 이날 승리로 플레이오프를 향한 작은 불씨를 살렸다.

승리는 거뒀지만 이날도 야수들은 여전히 11년만의 가을야구가 낯선 모습이었다. 첫 실수는 2-0으로 앞선 4회에 나왔다. 유격수 하주석이 선두타자 박병호의 땅볼타구를 잘 잡았지만 1루에 어이없는 악송구를 범했다. 정규시즌에서도 좀처럼 볼 수 없는 실수였다. 선두타자 출루에 장민재가 흔들릴 법도 했지만 다행히 김하성-임병욱-김민성을 범타 처리, 실점을 막았다.

두 번째 실책은 달랐다. 한화는 6회초 제러드 호잉의 솔로홈런으로 3-2 리드를 잡았다. 분위기가 오를 대로 오른 터. 구원투수 이태양은 6회말 1사 후 임병욱을 사구로 출루시킨 뒤 김민성에게 평범한 투수 땅볼을 유도했다. 병살타까지도 노릴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긴장한 나머지 2루와 먼 곳에 공을 던져버렸다. 상황은 순식간에 1사 1, 3루가 됐고 대타 고종욱의 삼진 이후 폭투로 뼈아픈 동점을 헌납했다.

전날 2개의 실책으로 한화의 준플레이오프 3경기 실책은 총합 5개가 됐다. 3차전을 보면 김회성, 정근우 등 베테랑들은 내야에서 좋은 수비를 뽐냈으나 이태양, 하주석 등 20대 선수들은 평소 하지 않는 실수를 범했다. 실책 후 본인들도 충격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한화 한용덕 감독도 경기 후 “오늘도 잘 풀린 건 아니다. 9회 결정적 순간 김태균이 해준 게 컸다”라고 덤덤한 태도를 보였다.

한화는 올해 99개의 실책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는 리그에서 4번째로 적은 수치. 지난해 최소 실책 3위에 이어 2년 연속 수비에서 안정화를 이뤘다. 결국은 심리적인 문제가 크다. 단기전이라는 압박감과 평소보다 규모가 큰 팬들의 함성에 몸이 자연스레 굳을 수밖에 없다. 이는 LG, 롯데 등 과거 오랜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들에게서도 나타났던 현상이다.

그래도 일단 승리로 긴장감을 어느 정도 덜어냈다. 11년만의 가을야구라는 압박감을 줄이는데 승리만큼 좋은 약은 없다. 호잉, 김태균 등 중심타선이 마침내 터졌고 마운드에서는 장민재가 깜짝 호투를 펼쳤다. 한층 더 편안한 상태서 4차전에 임할 수 있다. 아울러, 한화는 넥센보다 한 계단 위인 정규시즌 3위에 오른 팀이다. 심리적 안정이 찾아왔을 때 저력을 무시할 수 없다. 한 감독은 “긴장이 풀리면서 4차전부터는 그래도 여유롭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희망을 제시했다.

[하주석.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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