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한화, 4028일만의 PS 승 필요…김태균 활용도는?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11년만의 ‘가을야구’가 단 3경기 만에 저물 위기에 놓였다. 벼랑 끝에 몰린 한화는 타선에 변화를 줄 것이라고 암시했다. 2차전까지 한 타석만 소화했던 김태균의 활용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화 이글스는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넥센 히어로즈를 상대로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치른다.

한화는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지만, 홈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모두 패했다. 3차전마저 패한다면, 한화는 모처럼 나선 포스트시즌에서 1승도 따내지 못한 채 시즌일정을 마무리하게 된다.

김태균은 한화가 2경기 모두 패하는 동안 단 한 차례만 타석에 들어섰다. 김태균은 한화가 1차전에서 0-2로 뒤진 5회말 2사 만루서 최진행 대신 투입됐지만, 에릭 해커에게 3구 삼진을 당했다. 김태균은 6회초 수비에서 양성우와 교체됐고, 2차전에서는 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김태균이 한화를 대표하는 스타라는 것을 감안하면, 활용도가 크게 떨어졌다는 점은 분명하다. 물론 김태균이 잦은 부상으로 정규시즌서 73경기만 소화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한용덕 감독은 정규시즌 막판 “가을야구에 맞춰 몸을 준비하라고 했다”라며 김태균을 1군에서 제외했다. 포스트시즌에 대비할 시간적 여유를 줬던 셈이다.

실제 김태균은 지난 13일 NC 다이노스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대타로 결승 2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예열을 마쳤다. 한용덕 감독 역시 “가을야구에서는 베테랑의 활약이 필요하다. 2군에서 준비를 잘한 것 같다”라며 절치부심한 김태균에 대해 만족감을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준플레이오프에 돌입하자 한화의 김태균 활용도는 크게 떨어진 모습이다. 설상가상 제라드 호잉, 이성열 등 믿었던 타자들의 활약도 저조하다. 호잉은 1차전에서 3루타 포함 멀티히트를 작성했지만, 2차전에서는 5타수 1안타에 그쳤다. 이성열의 1~2차전 타율도 .222(9타수 2안타)에 불과하다. 타선이 침체된 한화는 1차전서 13개의 잔루를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넥센은 순도 높은 공격력을 유지하고 있다. 숱한 득점권 찬스를 놓친 한화와 달리, 넥센은 승부처에서 대포를 터뜨리며 1~2차전 모두 승리했다. 1차전에서는 4회초 나온 박병호의 투런홈런이 결승타였다. 2차전 역시 임병욱이 2차례 터뜨린 역전 스리런홈런 덕분에 한화의 추격을 뿌리칠 수 있었다. 한화는 아직 홈런을 때리지 못했다.

한용덕 감독은 2차전이 종료된 후 “타순은 불가피한 변화가 필요할 것 같다”라며 개편을 암시했다. 2차전까지의 팀 공격력을 감안하면, 김태균의 활용도가 3차전에서 바뀔 것인지도 관심사로 꼽히고 있다.

한화는 2차전에서 호잉, 이성열이 기대에 못 미친 가운데 송광민마저 교체됐다. 3차전에 출전할 가능성은 있지만, 송광민 역시 교체되기 전까지 3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터. 김태균이 3차전서 어느 시점, 혹은 어느 타순에 배치될 것인지 주목을 받는 이유다.

물론 김태균 역시 선발로 출전하거나 많은 타석을 소화한다 해도 침묵할 수 있다. 시즌 막판 몸 상태를 감안하면, 김태균이 수비를 소화하는 것도 제약이 따른다. 하지만 지명타자를 맡았던 이성열이 수비에 배치되면, 불안요소는 어느 정도 덜어낼 수 있다.

김태균이 “가을야구에서는 베테랑의 활약이 필요하다”라는 한용덕 감독의 견해에 부합하는 자원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준플레이오프 역대 최연소 홈런(19세 4개월 8일)을 때리며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치렀던 김태균은 KIA 타이거즈와 맞붙은 2006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끝내기홈런을 터뜨리기도 했다. 당시 한화는 여세를 몰아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김태균의 통산 준플레이오프 타율은 .178(45타수 8안타)에 불과하지만, 때론 승부처에서 나오는 한방이 멀티히트 이상의 가치를 지니기도 한다. 비록 2차전에서는 재역전패를 당했지만, 한화로선 포스트시즌에서 선취득점이 지니는 의미가 대단히 크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터.

한화가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최근 승리한 것은 2007년 10월 12일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5-3)이었다. 22일 넥센을 상대로 ‘4,028일만의 포스트시즌 승’을 따내지 못한다면, 한화는 11년 만에 치르는 포스트시즌을 단 3경기 만에 마무리하게 된다. 벼랑 끝에 몰린 한화가 김태균을 비롯한 타선에 어떤 방식으로 ‘불가피한 변화’를 줄지 궁금하다.

[김태균.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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