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극명한 팀 컬러 차이, 최대변수는 수비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화와 넥센의 팀 컬러는 극명한 차이가 있다. 결국 수비가 변수다.

한화는 타선보다 마운드, 그 중에서도 선발보다 불펜에 강점이 있다. 타선과 선발진의 약세를 구원왕 정우람을 앞세운 뒷문으로 상쇄했다. 투수코치 출신 한용덕 감독의 과감하고 세심한 운용도 한 몫 했다. 올 시즌 리그 최강불펜을 구축했다.

반면 넥센은 마운드보다 타선에 강점이 있다. 상,하위 타선을 가리지 않고 장타를 터트리고 클러치 능력을 발휘, 마운드 약점을 메워왔다. 마운드는 상대적으로 불안하다. 특히 선발보다 불펜에 약점이 있다. 마무리 김상수, 필승계투조 오주원, 이보근은 기복이 심했다.

준플레이오프서 맞붙는 한화와 넥센. 기본적으로 야구는 야구다. 단기전이라고 해서 강점을 앞세우고 약점을 최대한 감추는 야구가 바뀔 리 없다. 한화는 경기 중반까지 현란한 마운드 운용으로 넥센과 박빙 승부를 펼친 뒤 비교우위인 불펜을 앞세워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린다. 실제 정규시즌 맞대결서도 넥센을 1~3점차로 자주 눌렀다.

반면 넥센은 막강 타선을 앞세워 한화의 약점인 선발진을 공략, 초전박살 내는 흐름을 기대한다. 경기 중반 이후 팽팽한 승부를 할 경우 상대적으로 불펜 싸움서 밀리기 때문에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단기전이라고 해도 자신들이 가장 잘 할 줄 아는 무기로 주도권을 잡아야 승률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야구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넥센 타선이 칠 만큼 치고, 한화 불펜이 막을 만큼 막아도 승부의 추가 크게 기울어지지 않을 수 있다. 한화 선발투수들이 분전하거나, 넥센 불펜이 힘을 내는 상황이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변수는 수비다. 누가 결정적 순간에 수비 실수를 덜 하고, 결정적 호수비를 하느냐에 따라 개별 경기, 나아가 시리즈 전체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 수비의 중요성은 KBO리그 포스트시즌 역사가 말해준다.

넥센과 KIA의 와일드카드결정전 역시 KIA의 5회말 세 차례 실책이 흐름을 크게 바꿨다. 물론 KIA 김주찬의 두 차례 호수비, 넥센 키스톤콤비의 미세하게 늦은 타구 처리 등이 있었지만, 김민식의 두 차례 실책이 미친 임팩트가 가장 컸다.

한화는 올 시즌 99개의 실책으로 KT와 함께 리그에서 네 번째로 적은 실책을 범했다. 넥센은 106개로 오히려 최다 4위였다. 이 수치와는 별개로 넥센 야수들은 와일드카드결정전서 집중력 높은 수비력을 발휘했다. 최형우의 좌중간 타구를 걷어낸 이정후의 슈퍼캐치가 결정적이었다. 김하성-김혜성 키스톤콤비, 샌즈가 가세한 외야수비력 모두 괜찮다.

한화 역시 베테랑과 신예들이 적절히 섞인 수비라인업이 안정적이다. 하주석-정은원 키스콘콤비에 3루수 송광민이 복귀한다. 1루수로 자리를 굳힌 정근우도 안정된 수비력을 보여준다. 베테랑 이용규와 제라드 호잉이 지키는 외야도 안정적이다.

최근 저녁에 다소 쌀쌀해진 날씨는 변수다. 야간에 열리는 19일 1차전을 마치고 다음날 2차전을 낮에 치르는 것도 선수들에겐 적지 않은 부담이다. 컨디션 관리가 수비 집중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넥센 김민성(위), 한화 정은원(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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