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한화, 결국 믿는 것은 불펜…“중후반 싸움이 관건”

[마이데일리 = 대전 최창환 기자] “불펜투수들이 각 요소마다 잘 막아줘야 할 것 같다.” 한화가 ‘가을야구’에서도 믿고 기댈 언덕은 결국 불펜이었다.

한화 이글스는 19일부터 넥센 히어로즈를 상대로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에 돌입한다. 5전 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 1~2차전은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다.

11년만의 ‘가을야구’에 오른 한화가 믿는 구석은 역시 불펜이다. 한화는 정규시즌서 불펜 평균 자책점 1위(4.28)에 올랐다. 제라드 호잉과 이성열의 활약 등도 분명 큰 힘이 됐지만, 탄탄한 불펜투수들은 선발 로테이션이 원활하지 않은 한화가 돌풍을 일으킨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한용덕 감독이 꼽은 준플레이오프 키포인트도 불펜이었다. “불펜투수들이 각 요소마다 잘 막아줘야 할 것 같다. 여기에 주장(이성열)의 한방도 더해지면 멋진 경기를 할 거라 생각한다.” 한용덕 감독의 말이다.

한용덕 감독은 이어 “최근 프로야구는 중후반 싸움이 중요하다. 우리 팀도 중간, 마무리투수가 144경기를 잘 끌고 와줬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불펜투수들을 적절하게 활용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송은범의 부활은 한화가 2018시즌에 연출한 최고의 반전이었다. 2014시즌 종료 후 FA 협상을 통해 한화로 이적한 송은범은 2015시즌부터 3시즌 동안 4승 24패 2홀드 5세이브 평균 자책점 6.62에 그쳤다. 지난 시즌까지만 보면 분명 실패작이었다.

하지만 송은범은 투심을 장착, 절치부심하며 2018시즌을 준비했다. 그리고 불펜투수로 68경기 7승 4패 1홀드 10세이브 평균 자책점 2.50으로 활약, 화려하게 부활했다. 또한 송은범이 SK 와이번스 시절 포스트시즌 통산 16경기에 등판한 것도 젊은 선수가 많은 한화 불펜에 큰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요소다.

“한화에 온 후 첫 포스트시즌이다. 모든 선수들이 잘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라고 운을 뗀 송은범은 “큰 경기는 경험이 중요하다. 젊은 선수는 실수에 위축될 수 있지만, 베테랑은 이를 보다 유연하게 넘길 수 있다. 이 부분에선 우리 팀이 넥센보다 유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포스트시즌 경험이 부족한 팀 내 후배들에게 “100번 말하는 것보다 1번 (경기를)치르는 게 낫다. 즐기면서 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불펜전력의 마지막 점이라 할 수 있는 마무리투수 정우람도 출격이 가능하다. 정우람은 목감기로 인해 예정됐던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송은범은 “경기 나가는 데에는 지장이 없을 것 같다”라며 대신 몸 상태를 전했다.

물론 정우람이 후반기 들어 흔들렸던 것은 불안요소다. 전반기 36경기에서 4승 27세이브 평균 자책점 1.30으로 맹활약했던 정우람은 후반기 19경기에서 1승 3패 8세이브 평균 자책점 7.36으로 무너졌다. 정규시즌 막판 6경기 가운데 5차례 실점을 범하는 등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결국 한화가 ‘11년만의 가을야구’ 이상을 달성하기 위해선 정규시즌과 같은 불펜의 힘이 필요하다. 한용덕 감독은 정규시즌에도 “(정)우람이는 흔들린다 해도 믿고 봐야 한다”라며 힘을 실어줬던 터. 장민재가 선발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지만 이태양, 김범수, 안영명, 박상원 등 정규시즌서 검증을 마친 불펜투수는 양적으로 풍부한 상황이기도 하다.

한화의 선발투수 전력이 썩 좋지 않다는 점도 불펜의 중요성을 더해주는 부분이다. 1선발로 활약했던 키버스 샘슨은 넥센을 상대로 4경기 2패 평균 자책점 11.12에 그쳤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 등판하는 데이비드 헤일 역시 시즌 막판 구위는 기복을 보였다. 한용덕 감독이 미디어데이에서 “불펜”, “중간투수”라는 단어를 유독 많이 언급했던 이유다.

[이태양-송은범-정우람.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