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복귀' 서정원 감독 "올해까지만 지휘, 선수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

[마이데일리 = 수원 김종국 기자]수원에 복귀한 서정원 감독이 올해까지 팀을 지휘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서정원 감독은 17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 제주의 2018 KEB하나은행 8강전을 앞두고 수원 복귀 소감을 전했다. 서정원 감독은 지난 8월 구단에 사퇴 의사를 전달한 가운데 팀을 떠났다. 이후 서정원 감독의 구단의 강력한 요청에 의해 수원의 지휘봉을 다시 잡은 가운데 제주전을 통해 복귀전을 치렀다.

서정원 감독은 제주전을 앞두고 구단 복귀에 대한 심정을 전했다. 서정원 감독은 "처음 나갈 때는 당연히 그만두려는 마음이 강했다. 솔직히 복귀할지 나도 몰랐다. 나갈 때는 마음이 편하고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구단이 사표수리를 하지 않는 상황이 힘들게 했다. 완강하게 이야기를 해지만 구단주님이 요청을 계속하셨다. 감독 선임을 하시라고 말했지만 구단주는 오히려 구단에 감독을 알아보지 말라고 지시하셨다. 그 부분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선수들에게도 메시지를 받았다. 선수들도 사표수리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노장 선수들도 찾아왔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고 심적으로 흔들렸다. 유럽에 갔는데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선수들도 계속 요청하는 상황에서 나몰라라 할 수 없었다. 오랜 시간 동안 동거동락한 팬들에게 미안했다. 힘든 상황 속에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자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확실한 것은 나갔다 돌아온 것이 스스로 용납이 안된다는 점"이라는 서정원 감독은 "이번 시즌만하고 그만 둘 생각이다. 이 시기만 함께 이겨내고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 잘 마무리하고 나가겠다"고 전했다.

수원 감독에 복귀한 후 선수들의 반응에 대해선 "몇몇 선수들이 소리를 지르는 것이 솔직히 기뻤다. 꿈만 같다고 말하는 선수도 있었다. 정이 참 많이 든 것 같다. 오직 선수들만 보고 왔다. 선수들의 메시지를 받을 때마다 아픔이 느껴졌다. 심지어 꿈에 나왔다는 선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수원 감독을 맡으면서 가족들도 힘든 시기를 겪은 서정원 감독은 "감독이라는 자리에서 더 큰 것도 겪을 수 있다. 그런데 아이들에게까지 안좋은 이야기가 나온다는 소리를 듣고 참을 수가 없었다. 더 마음이 아팠던 것은 내가 아이들의 계정을 보지 못하도록 설정했던 것"이라며 가족까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는 것을 참기 어려웠다는 뜻을 나타냈다.

팀을 떠나있는 동안 수원의 경기를 봤는지 묻는 질문에는 "팀을 나와서 어느정도 경기를 보지 않았고 경기를 보고 싶지않았다"면서도 "시간이 흐르면서 경기도 봤고 마음이 아프고 흔들렸다. 선수들이 집중이 잘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서정원 감독은 자신의 복귀에 대해 팬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것에 대해선 "이번 시즌을 마무리 짓고 나가는 것은 확실하다"며 "내년시즌을 위해 새로운 감독을 물색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구단에 전달했다. 올해까지는 팬들이 선수들에게 진심 어린 응원을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좋은감독님이 오셔서 팬들이 원하는 성적을 냈으면 한다"고 전했다.

수원 감독으로 복귀하는 것에 대해 가족들의 반대가 심하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가족들이 많이 반대 하기도했다. 여러가지 이유로 이런 상황에선 동요가 안될수가 없다"며 "책임감도 많이 생겼고 나때문에 온 선수들도 많고 힘든시기에 연봉을 줄이며 동거동락한 선수가 많았다. 아프다고해서 나만 빠져나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조금이나마 선수들에게 힘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올해까지만 팀을 맡겠다는 의사를 나타낸 서정원 감독은 "나는 이곳에서 오래 있었다. 팬들의 많은 응원을 받은 사람 중 하나고 지도자도 오래했다. 마무리를 잘하고 싶다. 마지막에 이런 상황이 됐지만 최선을 다해 선수들과 똘똘뭉쳐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