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민 합류’ 한화 한용덕 감독 “안일한 모습, 팬들 배신하는 것”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정규시즌 막판 한화 전력에서 제외됐던 송광민이 전격적으로 선수단에 합류한다. 한용덕 감독은 선수 스스로 깨달음을 얻었다고 판단, 포스트시즌에서 송광민에게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정규시즌에서 3위를 차지한 한화 이글스는 오는 19일부터 5전 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를 치른다. 한화와 맞붙는 상대는 16일부터 열리는 넥센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통해 가려진다.

11년만의 포스트시즌을 앞둔 한화는 송광민이 16일 선수단에 전격 합류한다. 지난 3일 1군서 제외된 후 약 2주 만에 1군 선수들과 함께 하게 된 것.

송광민은 3번타자 역할을 주로 소화하며 113경기에 출전, 타율 .297(434타수 129안타) 18홈런 79타점으로 활약했으나 지난 3일 1군에서 제외된 바 있다. “팀이 가고자 하는 방향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했다. 누구나 개인적인 생각은 할 수 있지만, 팀이 쌓아둔 것에 위배되는 생각, 행동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라는 게 당시 한용덕 감독의 설명이었다.

사실 송광민의 2군행은 한용덕 감독이 송광민뿐만 아니라 선수단 전체에게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 내린 결단이었다. “시즌을 시작할 때 가장 염려했던 게 선수들의 패배의식, 나태함이었는데 시즌 초반에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선수들에게서 다시 예전의 모습이 보이더라. ‘여긴 내 자리’라며 안주했고, 이기적인 행동을 했다. 몸이 조금만 안 좋으면 빠지려고 하고….” 한용덕 감독의 말이다.

한용덕 감독은 이어 “(송)광민이에게도 2군으로 내리기 전 몇 차례 얘기했지만, 그 부분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말만 해선 메시지 전달이 안 되는 것 같아 실질적으로 보여줘야겠다고 판단했다. 그래야 광민이뿐만 아니라 팀 전체가 자극받을 것 같았다. 최근 광민이가 몇 차례 찾아와 죄송하다는 얘기를 했다”라고 덧붙였다.

한용덕 감독은 송광민을 1군에서 제외할 당시 포스트시즌 투입 여부에 대해 “그때 가보면 알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던 터. 하지만 한용덕 감독은 정규시즌 종료를 앞둔 시점부터 송광민을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포함시키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너무 이기적인 모습에 실망감이 컸지만, 최근 광민이가 ‘잘하겠다. 팀을 위해 뛰겠다’라고 얘기했다. 나도 왜 조치를 취했는지에 대해 간단하게만 설명했다”라고 운을 뗀 한용덕 감독은 “사실 며칠 전부터 코치들과 광민이에 대한 얘기를 많이 나눴다. 어쨌든 우리 팀 선수고, 그렇게 놔두면 ‘선수 죽이기’밖에 안 된다. 기회를 주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고, 오늘(15일) 직접 통화를 하며 광민이의 몸 상태도 확인했다”라고 덧붙였다.

비온 뒤에 땅이 굳는 법. “광민이가 빠진 후부터 선수들에게서 시즌 초반과 같은 모습이 다시 나왔다. 전체적으로 자극제가 된 것 같고, 팀도 활기를 되찾았다. 광민이 역시 몸 상태가 100%라고 했다”라는 게 한용덕 감독의 설명이다.

이로써 11년만의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있는 한화는 시름을 덜고 준플레이오프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3일 홈에서 자력으로 3위를 확정지은 후 성대한 불꽃축제를 펼쳐 분위기도 고조시켰던 터. 한용덕 감독은 “두산에서 우승할 때보다 더 화려하더라. 팀에서도 정말 많이 기다리신 것 같다”라며 웃었다.

한용덕 감독은 더불어 “오래 기다려왔던 팬들이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주셨다. 안일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팬들을 배신하는 일이다. 선수들은 보답하기 위해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것이 의무고, 팬들은 선수들에게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주셨으면 한다. 시즌 내내 도전자 입장에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했다. ‘가을야구’도 멋지게 치르겠다”라며 출사표를 전했다.

[한용덕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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