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작 이렇게 하지…' 롯데 발목 잡은 7연패와 8연패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롯데의 막판 ‘뒤집기쇼’가 새드엔딩으로 마무리됐다. 9월 중순부터 리그 최강팀으로 변모하고도 왜 진작 이렇게 하지 못했냐는 아쉬움이 남은 10월 12일이었다.

롯데는 지난 12일 광주 KIA전에서 4-6 역전패를 당하며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11일부터 펼쳐진 KIA 원정 3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면 자력 5위가 가능했지만 전날 믿었던 필승조가 무너지며 고개를 숙였다. 롯데는 이날 KIA전과 14일 두산전을 모두 승리해도 5위가 될 수 없다.

롯데 기적의 행보는 지난 9월 18일 잠실 LG전부터 시작됐다. 당시 8위에 머물렀던 롯데는 LG 2연전 스윕을 포함 4연승을 달리며 반전 드라마의 서막을 알렸다. 이후 전날까지 21경기 15승 6패 승률 .714라는 압도적 성적을 만들어냈다. 이 기간 팀 타율(2위), 득점권 타율(1위), 평균자책점(3위) 등 각종 지표는 모두 상위권. 8위에서 5위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팀으로 단숨에 변모했다.

원동력은 타격과 불펜이었다. 민병헌이 리드오프, 전준우가 3번으로 각각 이동하며 민병헌-손아섭-전준우-이대호-채태인-문규현-전병우-번즈-안중열 순의 라인업이 자리를 잡았다. 여기에 내야에는 전병우라는 새 얼굴이 등장해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아울러 불펜은 지난해 후반기를 연상케 하는 견고함을 뽐냈다. 오현택, 구승민, 윤길현, 손승락 등이 막판 힘을 내며 이 기간 불펜 평균자책점 1위(4.04)를 일궈냈다. 롯데의 7회까지 앞선 경기 승률은 1.000(11승 무패)이다.

그러나 막판 15승 6패 꿈의 승률을 기록하고도 가을야구 진출이 좌절됐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시즌을 돌이켜보면 개막과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의 각각 저조한 성적이 원인으로 꼽힌다.

롯데는 비시즌 손아섭 재계약 및 채태인, 민병헌, 듀브론트 영입 등을 통해 우승후보로 급부상했다. 지난해 성공적 세대교체와 가을야구 경험, 신구조화 등을 고려했을 때 우승은 아니더라도 가을야구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출발이 너무도 좋지 못했다. 개막 7연패를 포함해 초반 11경기서 1승 10패를 거둔 것. 승패 마진 ‘-9’는 어느 팀에게든 상당히 버거운 숫자다. 당시만 해도 롯데는 ‘올 시즌은 사실상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를 또 뒤집은 롯데였다. 롯데는 4월 20일 SK와의 홈 3연전부터 무려 7연속 위닝시리즈를 거두며 4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롯데는 연패와 연승을 거듭하며 더 이상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했고, 목표를 우승에서 가을야구 진출로 수정했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전 마지막 10경기를 8승 2패로 마치며 불씨를 다시 살리는 듯 했지만 휴식기 이후 치명적인 8연패를 당하며 다시 밑으로 고꾸라졌다.

결국 가을야구 진출 실패는 첫 단추가 잘못 꿰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개막 7연패로 인해 그만큼 남들보다 출발이 늦었고, 또 순위 싸움이 한창이던 아시안게임 휴식기 직후에는 8연패를 당하며 5위 싸움에서 낙오됐다. 9월 18일부터 15승 6패의 압도적 승률에도 5위가 다가오지 않은 이유다. “왜 진작 이렇게 하지 못했을까”라는 아쉬움이 짙게 남은 롯데의 2018시즌이다.

[조원우 감독(첫 번째), 롯데 선수들(두 번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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