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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동물농장’, 노래하는 견공, 하울링 속 가슴 아픈 사연
18-10-03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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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오전에 방영된 SBS ‘TV동물농장’은 대금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개의 사연이 소개됐다.

제보자의 개 오영이는 국악고 학생들에게 인정받은 명창이다. 주변에서 입소문이 자자한 소리꾼이지만 소심한 탓에 낯을 가린다. 또 취향이 확실해서 대금 소리 없이는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

제보자의 카페에 대금 소리가 울려 퍼지자 오영이는 기다렸다는 듯이 고개를 들더니 하품을 했다. 노래를 부르기 전 입을 푸는 것이다. 이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대금의 음정과 박자에 맞춰 입술을 움직이는 기교까지 선보였다. 오영이가 대금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것이 확실했다.



오영이의 노래는 하울링이다. 원래는 늑대의 의사소통 방식 중 하나다. 개의 조상인 늑대는 하울링으로 자신의 위치를 알렸다. 광활한 평야에서 자신의 무리로 돌아가기 위해선 먼 거리에서도 위치를 알릴 수 있는 하울링이 필수 요소였다. 개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일부 개는 오영이처럼 특정 소리에 하울링으로 반응한다.

개는 늑대처럼 무리를 되찾기 위해 울부짖지 않는다. 하지만 본능만은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하울링은 앰뷸런스나 악기로 내는 소리만큼 음조가 높다. 하울링으로 착각할 정도로 높은 고음이 개의 본능을 자극하는 것이다. 오영이에겐 대금소리가 소통의 욕구를 자극하는 것처럼 보였다. 방송에서 한 음향 전문가는 “대금 소리가 개들의 하울링 소리 패턴과 아주 유사하다”며 “대금 소리를 악기 소리라기 보다는 동료나 부모가 내는 소리로 생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영이가 대금소리를 들은 것은 작년이다. 오영이와 가까운 단골 학생이 카페에서 대금연습을 하면서 소리를 들려주자 음정과 박자를 맞춰가며 노래를 불렀다. 그 후로 대금소리만 들리면 노래를 부르듯 하울링으로 대답했다.

하지만 노래를 부르는 쾌활한 모습과 반대로 오영이는 겁이 많다. 익숙한 사람 몇 명을 제외하곤 손길을 거부하는 소심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남자 손님은 기겁하며 피하기 일쑤였다. 사실 오영이는 제보자의 지인이 구조한 개다. 작년 여름 한 식당 근처 형제들과 함께 철창에 갇혀 있는 오영이를 구조해 제보자가 입양을 한 것이다.

제보자에게 마음을 여는 것도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뜬 장에서 지옥같은 나날을 보냈던 만큼 행동 하나하나가 염려스럽다. 노래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람 입장에선 오영이의 노래가 마냥 신기한 일이지만 오영이에겐 노래가 아니라 절규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울링은 여러 감정 상태를 나타낸다. 기쁨과 두려움, 경계 등 부정적인 감정까지 표현할 수 있다. 오영이의 하울링에 어떤 감정이 담겨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제작진은 감정 상태를 시각으로 표현하는 바이브라 이미지 장비를 동원했다. 이미지에서 분노와 스트레스는 붉은색, 안정상태는 녹색을 띤다. 다행이 오영이의 하울링은 기쁨으로 가득했다. 전문가는 “기분이 좋아지는 쪽으로 상당히 큰 변화를 보였다”고 말했다.

오영이는 하울링을 통해 그리운 가족과 소통을 하며 마음의 평온을 얻는 것이었다. 제작진은 오영이와 지인들을 위한 특별 공연을 준비했다. 오영이는 처음 대금소리를 알게 해준 학생과 함께 합동공연을 펼쳤다. 가슴 속 깊이 자리잡은 그리움을 달래려는 것처럼 열창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SBS ‘TV 동물농장’ 화면 캡처]
김민희 content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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