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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농구대표팀 신임감독의 다섯 가지 조건[김진성의 야농벗기기]
18-09-28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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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의 새로운 전임감독 선임. 투명하고 정당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

남자농구대표팀은 비상체제다. 허재 전 감독이 선수선발 특혜 논란과 아시안게임 금메달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일단 김상식 감독대행이 요르단, 시리아와의 2019 FIBA 중국남자농구월드컵 아시아예선 2라운드 E조 1~2차전을 지휘, 2연승을 낚았다.

그러나 감독대행 체제는 불완전하다. 남자대표팀은 2라운드 잔여 4경기에 내년 중국월드컵 본선, 나아가 2020년 도쿄올림픽 최종예선(중국월드컵서 아시아 최고순위 국가만 도쿄올림픽 직행, 한국은 현실적으로 최종예선 거칠 듯)까지 준비해야 한다.

때문에 허 전 감독의 뒤를 이을 전임감독 선임은 상당히 중요하다. 여러 말이 나돌지만 분명한 건 전임 감독을 잘 뽑아야 한다는 점이다. 눈 앞의 월드컵 예선만 염두에 두면 안 된다. 남자농구대표팀 신임감독의 다섯 가지 조건을 정리했다.

▲공명정대한 절차에 의한 선임

사령탑 선임 과정부터 깔끔해야 한다. 그래야 새 감독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일단 대한민국농구협회는 경기력향상위원회부터 재구성해야 한다. 유재학 전 위원장을 비롯한 남자대표팀 위원 전원이 사퇴한 상황. 농구협회 수뇌부는 새 감독 선임과 대표팀 운영에 도움을 줄 수 있고, 비판을 할 수 있는 농구계 인사들을 선임해야 한다. 단순히 자리 나눠주기는 곤란하다.

그런 다음 본격적으로 절차를 밟아야 한다. 농구협회는 전임감독제를 유지하는 틀만 세워놓은 상태다. 선임 방식은 공개모집과 서류전형이 유력하다. 그러나 김상식 감독대행에게 대행 꼬리표를 떼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

농구협회 수뇌부가 예산이 적다면 적은 현실에 맞게 직접 발로 뛰며 새 감독 후보군을 선임하는 게 가장 좋다. 공개모집을 하면 농구협회가 세운 기준에 적합한 지원자가 적거나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능력이 있다면 외국인 지도자도 받아들여야 한다. 경력과 배경보다 능력과 비전이 중요하다.

다만, 현실적으로 농구협회에 그 정도 행정력을 기대하는 건 회의적이다. 결국 공모를 통해 새 사령탑을 공명정대한 절차에 따라 선임하거나 현실적으로 김상식 감독대행을 정식 감독에 선임하길 기대해야 한다. 코치 보강도 필요하고, 계약기간 설정도 매우 중요하다.



▲경기력 향상 위한 명확한 비전제시

새 사령탑의 데뷔전은 선임시점에 따라 달라진다. 빠르면 11월 29일 레바논과의 중국월드컵 아시아 예선 2라운드 E조 예선 3차전이다. 홈 경기다. 늦어도 내년 2월 22일과 25일 시리아, 레바논과의 최종 5~6차전 원정을 준비하기 전까지 어떤 식으로든 교통정리를 해야 한다.

새 사령탑에게 최소한 중국월드컵 본선, 도쿄올림픽 최종예선 및 본 무대까지 맡겨야 한다. 그래야 새 감독이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새 감독은 한국농구의 발전을 위한 명확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2010년대에 가장 오랫동안 대표팀을 지휘한 유재학 감독은 확실한 비전을 제시했다. 2014년 스페인 월드컵을 거쳐 인천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면서 빅맨들의 2대2 외곽수비, 스페이스 농구와 거기에 따른 몸싸움, 스크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기조 속에서 세부전략을 세웠다. 결국 시간이 흐르자 눈 앞의 승패를 떠나 한국농구의 내공이 업그레이드 됐다. 4년 전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그냥 만들어진 게 아니었다.

새 사령탑이 계약기간에 달성할 수 있는 비전을 확실히 설정해야 국제대회 별로 분명한 목표를 갖고 임할 수 있다. 허 전 감독의 경우 이 부분이 미흡했다. 단기 사령탑이었던 김동광 전 감독은 말할 것도 없다.



▲분명한 목적과 목표 설정

새 감독은 한국농구 발전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되, 세부적으로 분명한 목적과 목표를 설정했으면 좋겠다. 큰 틀에서 어떠한 계획을 세우면, 다가올 국제대회서 어떤 선수들을 어떤 조합으로 사용하고, 그를 위해 업그레이드를 해야 할 지점에 대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 단순히 눈 앞에 다가온 경기의 승패에만 집착하는 건 곤란하다. 이기더라도 같은 문제가 반복되면 의미가 없다.

가장 중요한 건 내년 중국월드컵과 도쿄올림픽 최종예선이다. 때문에 작년 아시아컵과 월드컵 아시아 예선 1라운드를 통해 목적과 목표에 따라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작업이 수행돼야 했다. 골든타임을 놓쳤다. 결국 새 감독은 중국월드컵을 앞두고 잔여 아시아 예선 2라운드, 나아가 내년 여름 친선 국제대회서 유의미한 과정과 결과를 모두 챙겨야 하는 부담이 있다.

특히 새 감독은 최근 대표팀이 취약성을 드러낸 2대2 수비에 대한 해법, 리카르도 라틀리프를 활용한 공격전술 심화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아시안게임 때처럼 외곽에서 스크린에 걸렸을 때 상대 공격수에게 쉽게 공간을 내줬던 부분, 라틀리프의 정적인 포스트업과 거기서 파생된 단순한 외곽공격은 통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김상식 감독대행이 라틀리프를 좌우 45도로 폭넓게 움직이게 하면서 박찬희와 2대2를 주문한 건 호평을 받았다. 중앙에 공간을 만든 뒤 가드들의 돌파나 또 다른 연계플레이를 유도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결국 새 감독이 대표팀에 세부적인 솔루션을 제시해야 각급 청소년 대표팀과 프로 구단들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성인대표팀이 곧 한국농구의 얼굴이다.



▲투명하고 폭넓은 선수선발

대표팀 운영에 대한 목적과 목표 설정을 하는 과정에서 투명하고 폭넓은 선수선발은 필수다. 허 전 감독의 경우 꾸준히 두 아들을 선발한 반면 해당 포지션의 또 다른 선수들에겐 상대적으로 기회를 폭넓게 주지 않았다.

허 전 감독 체제에서 충분히 기회를 받지 못한 선수들, 예를 들어 두경민이나 이대성은 가까운 미래에 좀 더 검증의 기회가 필요하다. 요르단전, 시리아전서 대표팀에 합류한 안영준은 두 말할 것도 없다. 송교창, 양홍석 등 좀 더 젊고 가능성 있는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줄 필요도 있다. 장기적으로 대학 최고센터 박정현이나 유학파 이현중, 고교 유망주 여준석도 레이더에 넣고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새 감독은 KBL은 당연하고 대학무대까지 체크해야 한다. 그런 다음 경기력향상위원회와 긴밀한 협의 끝에 비전에 맞는 선수를 뽑고, 유의미한 과정과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 감독의 비전과 목표 및 목적에 적합하다면 그 어떤 선수도 대표팀에 들어오지 않을 이유가 없다. 다만, 누구나 그 당위성을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원활한 소통

그래서 새 감독은 경기력향상위원회는 물론, KBL 구단, 미디어, 팬들과도 원활한 소통을 하는 게 중요하다. 그동안 농구협회는 과정이 어떻든 좋은 결과만 내면 된다는 사고를 갖고 있었다. 시대가 바뀌었다. 결과 못지 않게 과정의 정당성이 중요한 시대다. 팬들의 생각이 그렇다.

농구협회가 축구나 야구처럼 대표팀을 소집할 때마다 기자회견을 열어 선수선발의 이유, 대표팀 소집 및 운영의 목적과 목표를 분명하게 밝혀줬으면 좋겠다. 대표팀 감독이라면 누구에게나 자신의 비전을 설명하고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하고, 적극적으로 피드백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적어도 대표팀 감독이라면 언론의 다양한 견해를 포용할 줄도 알아야 한다. 구단들과의 사전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부상자를 뽑는 촌극도 사라져야 한다. 더 이상 대표팀 운영 관련 불협화음이 나오면 안 된다.

현 시점에서 농구협회 수뇌부가 미디어, 농구 팬들이 원하는 변화의 물결에 대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특히 방열 회장은 2013년 2월 농구협회 수장에 오른 뒤 남자대표팀 전임감독제 도입 외에 전혀 개선하지 못한 남녀대표팀 운영시스템에 대한 책임을 느껴야 한다. 방 회장은 허 전 감독의 사퇴, 최근 여자대표팀의 테네리페월드컵 졸전에 대해 농구 팬들에게 사과 한 마디를 내놓지 않았다.

[한국 남자농구대표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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