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우승 확정, 천적 넥센 상대라 더욱 값졌다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두산이 천적 넥센 상대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었다.

KBO리그 자타공인 최강팀 두산은 올 시즌 넥센에게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25일 잠실 넥센전에 앞서 9개 구단 중 상대 전적에서 밀리는 팀은 넥센과 KIA 단 두 팀. KIA에게 7승 8패, 넥센에게는 6승 8패로 각각 열세에 처했다.

특히 넥센만 만나면 유독 고전했다. 승리를 거둔다 해도 총력전을 펼치는 경우가 잦았다. 지난주 고척 2연전에선 2경기를 모두 내줬던 터. 두산 김태형 감독은 “넥센은 어린 선수들이 참 씩씩하게 잘한다”라고 넥센 전력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두산은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가 ‘1’인 상태서 이날 경기에 임했다. 이날 승리를 거두거나 인천에서 2위 SK가 LG에 패하면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는 상황. 상대는 6승 8패 열세의 넥센이었다. 공교롭게도 선발 매치업까지 4-5로 패한 지난 19일 고척 경기와 동일했다.

두산은 초반 넥센에 고전했다. 1회초 선두타자 이정후의 2루타에 이어 서건창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았고, 3-1로 앞선 5회에는 서건창에게 또 적시타를 허용하며 1점 차로 쫓겼다. 공격에서도 신예 이승호를 좀처럼 공략하지 못했다. 1회 3득점 이후 6회까지 득점에 실패했다.

그러나 7회 약속의 이닝이 펼쳐졌다. 선두타자 정수빈과 허경민이 연속안타로 무사 1, 3루를 만든 뒤 최주환이 달아나는 적시타를 쳤다. 김재호는 밀어내기 볼넷으로 달아나는 타점을 올렸고, 후속타자 오재일이 우중월 만루홈런을 쏘아 올리며 쐐기를 박았다.

마운드에선 선발투수 이용찬(5이닝 7피안타 4사사구 8탈삼진 2실점)에 이어 김강률의 투구가 빛났다. 6회 무사 1, 3루 위기를 수습한 그는 8회까지 시속 150km에 달하는 직구를 연신 뿌리며 넥센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두산은 넥센을 최종 13-2로 크게 꺾고 2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에 도달했다.

넥센은 두산의 가을야구 잠재적 상대팀이다. 넥센의 포스트시즌행이 유력한 가운데 한국시리즈서 다시 맞대결을 펼칠 수 있다. 그렇기에 이날 넥센전 대승은 우승 확정 그 이상으로 값졌다.

[김강률(첫 번째), 오재일(두 번째).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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