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신의 한 수'가 된 이용찬·함덕주 보직 전환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두산 김태형 감독의 판단은 정확했다.

두산 베어스는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시즌 15차전에서 승리하며 정규시즌 정상에 올랐다. 경기 전 1이었던 매직넘버가 소멸되며 2년 만에 정규시즌 정상을 탈환. 두산은 전신 OB시절을 포함 1995년, 2016년에 이어 정규시즌 3번째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김태형 감독은 시즌에 앞서 마운드 구상에서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2007년 프로 입단 후 줄곧 뒷문을 책임졌던 이용찬을 선발 로테이션에 넣고, 선발 유력 후보였던 영건 함덕주를 불펜으로 이동시킨 것. 다소 의아한 결정이었지만 이용찬의 불펜에서의 거듭된 부진, 함덕주의 날카로운 구위 등 복합적인 요인을 고려해 변화를 줬다.

2012시즌 이후 6시즌 만에 선발투수가 된 이용찬은 스프링캠프서 장원준을 멘토로 삼으며 혹독한 선발 수업을 받았다. 결과는 대성공. 시작은 5선발이었지만 투구 내용은 에이스와 같았다.

이용찬은 초반 개인 3연승을 달린 뒤 옆구리 부상으로 잠시 이탈하기도 했지만 6월 5일 넥센전까지 7경기 6승 무패의 압도적 기량을 뽐냈다. 이날 전까지 기록은 22경기(122⅓이닝) 13승 3패 평균자책점 3.83. 팀의 새로운 토종 에이스가 됐다. 장원준, 유희관이 부진했지만 이용찬이 있어 두산 선발진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함덕주의 불펜행도 성공이다. 필승조로 시즌을 출발한 그는 날카로운 구위를 잇따라 뽐내며 팀의 마무리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올 시즌 26세이브로 정우람(한화)에 이어 세이브 부문 공동 2위를 달리고 있고, 기량을 인정받아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뽑히며 금메달로 병역 혜택의 기쁨까지 누렸다. 함덕주는 4세이브만 추가한다면 KBO리그 역대 최연소 30세이브의 주인공이 된다. ‘신의 한 수’가 된 이용찬과 함덕주의 보직 전환이다.

[이용찬(첫 번째), 함덕주(두 번째).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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