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두산에 왜 지는지 다 안다, 문제는 고쳐지지 않는다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우려했던 일이 점점 현실과 가까워지고 있다. LG가 불명예 기록에 다가서는 것 말이다.

LG는 두산에 또 졌다. LG는 21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두산과의 시즌 13차전에서 3-10으로 완패했다.

올 시즌 두산전 13전 전패, 그리고 두산전 15연패를 피하지 못한 LG. LG에게 다가오는 것은 바로 두 가지 불명예 기록이다. 한 시즌 특정 구단 상대 전패, 그리고 특정 구단 상대 최다 연패 기록이 그것이다.

1982년 삼미는 OB에게 16전 전패를 당했다. 롯데는 2002~2003년 KIA에게 18연패란 수모를 당했다. 영원히 깨지지 않을 것 같은 두 기록에 LG가 다가서고 있다.

이미 LG가 두산에 지는 이유는 여러 차례 열거한 바 있다. 타선의 집중력은 말할 것도 없고 선발투수, 수비력 싸움 등 여러 부분에 걸쳐 두산이 LG를 압도하고 있다.

하지만 두산에 그렇게 두들겨 맞고도 LG는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면 문제다. 역대 최저 승률팀인 1982년 삼미나 창단 후 가장 큰 암흑기를 맞았던 2002~2003년 롯데와 비교하면 LG가 이렇게 한 팀에게 일방적으로 밀릴 이유가 있을까 싶다.

LG는 차우찬을 선발로 내세웠지만 차우찬은 초반부터 두산에 난타를 당했다. 2회까지 4점만(?) 내준 게 다행일 정도. 역시 LG 벤치는 차우찬을 최대한 끌고가려 했다. 4회초 첫 삼자범퇴를 잡은 것을 보고 안심이라도 한 것일까. LG는 4회말 유강남의 중전 적시타로 1점을 따라가면서 그나마 활로를 뚫었는데 차우찬이 5회초 김재호에 싹쓸이 2루타를 맞는 등 4점을 더 내주면서 자연스럽게 LG도 백기를 들어야 했다.

차우찬이 5회초 마운드에 등장하는 순간에도 LG 불펜에 몸을 푸는 투수는 없었다. 주자 2명이 나가니 그제서야 최동환이 몸을 풀기 시작했다. 차우찬이 올해 두산전에서 유달리 약했던 점을 고려하면 너무 안이한 대처는 아니었을까. 게다가 14연패를 안긴 상대와 맞붙으면서, 더구나 6위 KIA가 승차가 사라진 상황인 것을 고려한다면 '총력전'을 각오했어야 하는 것 아닐까.

안타깝게도 지금 LG는 총력전을 펼칠 만한 여건도 마련돼있지 않다. 투타 가리지 않고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5위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을 감사해야 할 입장이다. 아직 100% 몸 상태가 아닌 외국인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를 선발 라인업에 포함하면서 나름 변화를 줬지만 가르시아는 또 한번 넘치는 의욕을 주체하지 못하고 무리한 주루 플레이를 하다 아웃 당하기도 했다.

두산전에서의 LG를 보면 왜 LG가 1년 내내 엇박자를 타는지 알 수 있게 한다. LG에게 남은 건 12경기 뿐인데 두산과 3번 더 만나야 한다. 여러모로 부담스럽다.

[LG 류중일 감독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첫 번째 사진) LG 가르시아가 2루에서 아웃되고 있다.(두 번째 사진)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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