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고양이를 부탁해’ 털을 뜯어내는 고양이의 속사정

- 다묘가정 스트레스 해소법, ‘마릿수X2’ 노력이 필요

- ”각자의 고양이는 각자의 것을 가져야 한다”

지난 15일 오전에 방영된 EBS1 '고양이를 부탁해' 시즌2 는 다묘가정의 어려움을 소개했다.

제보자는 육남매 고양이를 키우는 다묘가정으로 이중 셋째 옥희의 이상 행동이 오늘의 문제였다. 고양이의 습성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였다.

옥희는 특별히 아픈 곳이 없는데도 넥카라를 착용했다. 그루밍을 하면서 털을 뽑는 행위에 과도하게 집착하기 때문이다. 수의사는 옥희의 이상행동에 대해 “마음의 병인 강박증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마음의 병은 고양이들의 활동 영역이 겹치는 다묘가정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고양이는 단독생활을 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자신만의 영역이 필요하다. 또 조용히 쉴 수 있는 공간도 필요하다. 하지만 집에 고양이가 많아질수록 활동 영역에 제약이 생기면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혼자 시간을 보내는데 익숙한 고양이가 눈치를 보기 시작하면 마음 편히 쉴 수 없게 된다.

이상행동은 옥희만 보이는 것이 아니었다. 첫째인 메아리는 다른 고양이들을 끊임없이 공격했다. 합숙생활에 이골이 난 모습이었다. 스트레스를 표출하는 방식이 옥희와 달랐을 뿐 메아리 역시 문제행동을 보였다. 수의사는 “영국왕립수의과대학의 한 연구에 따르면 일반가정에 비해 다묘가정에서 고양이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2~3배 높은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고양이들이 서로 충돌하는 상황을 최소화하기 위해 캣폴을 설치, 수직공간을 마련해줬다. 고양이는 대략 2m까지 점프가 가능한 동물이다. 개와 달리 높은 곳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 아무도 올라오지 못하는 높은 곳으로 올라가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6단으로 나누어진 캣폴은 층별로 전용 쉼터를 제공해 마주침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여줄 수 있다.

환경 변화만큼 시급한 것은 놀이 방식의 변화였다. 제보자는 지금까지 하나의 장난감으로 한 곳에서 여러 고양이와 바쁘게 놀아주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런 환경에서는 놀고 싶어도 서로 눈치를 보느라 스트레스만 받게 된다. 가장 좋은 놀이 방법은 한 번에 한 아이와 전용 장난감으로 놀아주는 것이다.

이러한 놀이치료를 시작하면서 옥희에게 극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옥희를 위해 다른 고양이들을 잠시 격리시키고 제대로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자 놀이에 정신이 팔린 모습을 보여줬다. 지금까지 놀이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옥희는 넥카라를 벗기면 털을 뽑는데 집착했다. 하지만 놀이를 할 때는 그루밍을 하다가 놀이에 다시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옥희처럼 눈치만 살피던 넷째 봉희도 예전과 달리 적극적으로 장난감을 사냥하기 시작했다. 수의사는 “다 같이 놀면 놀이가 아니라 경쟁이 돼서 서로 눈치만 보게 된다”며 제보자의 잘못된 놀이방식을 지적했다.

고양이는 사람과 함께 관계를 맺으며 살고 있지만 여전히 야생성이 살아있다. 장난감을 흔들면 이를 사냥감으로 인식해 낚아채려 한다. 이렇게 사냥본능을 자극하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수의사는 “집에서는 장난감으로 사냥감을 대체해 놀아줘야 한다”며 “다묘가정은 각각의 고양이에게 놀이시간을 할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 = EBS1‘고양이를 부탁해’화면 캡처]

김민희 min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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