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동물농장’, 등가죽 벗겨진 고양이 묘생 2막 시작

[마이데일리 = 여동은 기자] 지난 2일 오전에 방영된 SBS ‘TV동물농장’은 등가죽이 벗겨진 길고양이의 새로운 묘생 이야기를 소개했다.

방송에서 입양이 확정된 길고양이는 지난 5월 27일 방영된 867화에 소개된 등이 다친 길고양이였다. 당시 사랑이는 등에 난 심각한 상처로 구조가 필요했지만 포획이 쉽지 않았다. 동네 길고양이 터줏대감인 ‘입노’의 주변을 맴돌며 의지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활용해 어렵게 구조에 성공했다.

동물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벗겨진 피부에 근육까지 손상된 상태였다. 당장은 염증반응이 심해 수술이 불가능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다. 다행히 사람에 의한 상처는 아니었다. 무언가 날카로운 것에 찔리거나 다른 고양이들과 싸우는 와중에 물려서 발생한 감염으로 시작해 상처가 커진 것이라고 한다. 또 치료시기가 많이 늦긴 했지만 회복이 가능한 단계였다.

오늘은 기나긴 3개월의 치료를 끝내고 새로운 보금자리로 이동하는 날이다. 입양자는 이 고양이에게 ‘사랑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하지만 입양자의 바람과 달리 첫만남은 그다지 유쾌하지 않았다. 사랑이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고양이가 잔뜩 긴장할 때 취하는 모습인 ‘마징가 귀’를 보이기도 했다.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로, 이때는 고양이가 스스로 경계를 풀 때까지 가까이 가지 않는 것이 좋다.

고양이는 전형적인 영역 동물이다. 자신의 영역이 아닌 곳에서 겪는 모든 일은 스트레스가 될 수밖에 없다. 사랑이처럼 새로운 보금자리로 이동한 경우엔 스스로 자신의 활동영역을 인지할 때까지 기다려줘야 한다. 고양이는 어느 정도 긴장이 풀리면 자신의 영역을 가늠하기 위해 집안 이곳저곳 탐색을 시도한다. 낯선 소리가 들리는 등 불편한 상황이 발생하면 금세 숨어버린다. 이 탐색 기간은 고양이마다 천차만별로, 1시간 만에 끝나기도 하지만 길게는 수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

입양자는 일정 거리를 두고 같은 공간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러자 사랑이는 경계를 풀고 새로운 주인 곁에서 밥을 먹기 시작했다. 예민한 고양이들은 밥을 먹을 때도 주변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사랑이는 적어도 입양자에 대한 경계는 한풀 꺾인 모습을 보였다. 사랑이의 새로운 묘생 2막의 시작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사진=SBS ‘TV 동물농장’ 화면 캡처]

김민희 min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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