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동물농장’, 작년에 왔던 각설이냥이 돌아온 이유는?

[마이데일리 = 여동은 기자] 지난 26일 오전에 방영된 SBS 'TV동물농장’은 1년만에 다시 집으로 돌아온 각설냥이의 사연을 소개했다.

제보자는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다. 하지만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는 아니다. 한 달 전 길고양이가 갑자기 집에 들어와서 주인 행세를 시작한 것이다. 무더위에 선풍기마저 독차지할 정도로 위세가 등등했다. 제보자는 이 기막힌 사연에 대해 “바깥에서 밥 몇 번 챙겨줬는데 그 이후로 집에 따라 들어왔다”고 말했다.

각설냥이가 배를 채우면 제갈길을 가지 않을까 생각하고 사료를 줬지만 볼일을 보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남의 집에서 5마리의 새끼까지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제보자는 “한 달 전쯤 배가 불러서 왔는데 2주 가량이 지나니 갑자기 배가 들어간 상태로 나타났다”며 “그 후 2~3일 뒤에 새끼를 물고 집으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 고양이도 귀소본능이 뛰어나다

더 놀라운 사실은 각설냥이가 작년에도 임신한 상태로 제보자의 집을 찾았다는 것이다. 당시엔 제보자가 고양이를 키운 경험이 없어 고민 끝에 군청에 민원을 넣어 고양이는 관할 임시보호소로 가게 됐다. 군청 관계자는 “고양이가 보호소에서 새끼 3마리를 낳고 건강하게 생활하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사라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제보자와 임시보호소의 직선 거리는 2km로 가까운 거리가 아니다. 보호소까지 차량을 타고 이동했기 때문에 집을 찾아가기 위한 어떤 단서도 없었을 것이다. 또 높은 건물과 복잡한 도로는 찾아가는 길을 복잡한 미로로 만들었을 소지가 높다. 그럼에도 고양이는 집을 찾아왔다. 고양이가 영역동물이라는 것을 또 한번 증명한 것이다.

고양이는 스스로 영역을 선택해 활동하는 영역동물이다. 한번 영역을 설정해두면 좀처럼 그 안에서 나가지 않으려는 보수적 성향이 강하다. 각설냥이는 보호소가 자신의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 자신의 영역인 제보자의 집을 다시 찾았을 가능성이 크다.

고양이의 귀소본능에 대해 조사된 사례 중 가장 오래된 1922년 연구결과에 따르면 고양이는 자신의 영역과 새끼에게 돌아가려는 본능이 강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연구에서 새끼 고양이와 엄마 고양이를 1~3마일 떨어트린 후 7곳의 각기 다른 지역에서 엄마 고양이를 풀어줬는데 7번 모두 새끼 고양이가 있는 집으로 무사히 귀환했다.

1954년 독일에서 실시된 연구는 이보다 더 복잡했다. 일정 간격으로 6개의 출구가 있는 원형 미로의 중심에서 고양이를 풀어주고 집과 가까운 출구에 도달하는지를 확인하는 실험이었다. 이 연구에서 집이 3.1마일 반경 안에 위치했다는 가정 하에 60%의 고양이가 집 방향에 가까운 출구로 향했다.

1마일은 대략 1.6km로 3마일은 4.8km다. 이 두 연구에서 고양이는 5km 반경 안이라면 자신이 살았던 원래의 영역으로 찾아갈 확률이 높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하지만 각설냥이가 집으로 향하는 길은 순탄치 않았을 것이다. 집으로 가는 길이 다른 고양이들의 영역으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제보자는 “일 년 후에 찾아온 고양이를 처음 봤을 때 코에 상처가 나 있고 몸이 많이 말라 있는 등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한편 제보자는 이 기막힌 인연을 외면하지 않고 고양이와 새끼를 가족으로 받아들였다. 동물농장은 새끼 고양이들의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SBS ‘TV 동물농장’ 화면 캡처]

김민희 min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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