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아이들이 함부로 개를 안으면 안 되는 이유

- 개는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 동의 없이 만지는 행위를 지양해야

아이와 엄마의 스킨십은 중요하다. 엄마가 아이를 안으면 엄마와 아이 모두 옥시토신이 분비돼 유대감이 깊어진다. 부모가 아이를 안아주지 않으면 아이는 커서 감정적으로 메마른 사람이 될 수 있다. 같은 이유로 강아지를 안아주는 보호자들이 많다. 그러나 이는 개에게는 상당한 스트레스를 전가할 수 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의 스탠리 코렌 심리학 교수는 “개를 안아주는 행위는 개물림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람에게는 편안함을 느끼게 해주는 다양한 스킨십이 개에게는 불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인터넷 공간에 가득한 사람들이 강아지를 안은 이미지 중 250장을 선정해 개의 행동이나 표정에서 불안감의 징후를 포착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사진 판독 결과 81.6%가 하나 이상의 불편함이나 불안감, 스트레스의 징후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모두 보호자들이 개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또 얼마나 깊은 유대감을 공유하고 싶은 지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게시물에서 인용한 이미지였다. 사람이 생각하기엔 행복하게 느꼈을 시간이 8할 이상의 강아지들에겐 불편한 시간이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판독한 이미지에서 오직 7.6%만이 편안함을 느꼈으며 10.8%는 스킨십에 모호한 반응을 보였다.

개는 지금 처한 상황이 불편하다는 신호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람에게 끊임없이 보낸다. 개는 자신이 귀찮거나 걱정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부터 고개를 돌리거나 눈을 감아버린다. 눈으로 한쪽을 응시하면서 흰자가 그믐달처럼 보이는 것과 머리 옆으로 쳐진 귀, 입술 핥기, 사람의 얼굴 핥기, 하품과 앞다리 들기 등의 행동 역시 불안감을 느낄 때 볼 수 있는 행동이다.

개는 빠르게 달리는데 유리하게 진화했다. 때문에 위협을 받으면 달아난다. 행동학자들은 “개를 안게 되면 개는 움직일 자유를 빼앗겼다고 생각해 스트레스를 받아 이 상황이 격화되면 물림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통계에 따르면 매년 35만~40만 명의 사람들이 물림 사고로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는 것으로 밝혀졌다. 15세 미만 아이들은 전체 물림사고에서 60%를 차지했으며 이중에서 3분의2는 남자 아이였다.

아이들은 얼굴의 표정을 읽어내는 능력이 떨어져 물림 사고가 빈번할 수밖에 없다. 체코 공화국에서 실시된 8~12세의 아이들 372명을 대상으로 개의 표정이나 몸짓으로 전달하는 감정을 읽어내는 능력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기쁨 21%, 복종 10%, 공격 7%, 위협 8%, 공포 34%, 친밀감 21%로 나타났다. 이중에서 여자 아이들의 41%는 개의 두려움을 올바르게 인식한 반면 남자 아이들은 29%에 그쳤다. 남자 아이들은 여자 아이들에 비해 겁이 없어 물림 사고가 더 빈번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위험성을 입증할 증거는 많지 않다. 코렌 교수는 “개를 껴안는 행위가 물림 사고와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문헌을 연구 중이지만 직접적인 증거로 활용할 수 있는 자료가 거의 없었다”며 연구를 진행한 이유를 설명했다.

[사진 = unsplash]

김민희 min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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