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넘:위대한 쇼맨' 박건형 "저 그렇게 진지한 사람 아니에요" [MD인터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저 그렇게 진지한 사람 아니에요"

배우 박건형이 오랜만에 밝은 캐릭터로 돌아왔다. 그간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인터뷰', '모래시계' 등의 작품을 통해 무거운 캐릭터로 관객들을 만났다면 이번 뮤지컬 '바넘:위대한 쇼맨'에서는 다소 유쾌하고 능청스러운 캐릭터로 변신했다.

뮤지컬 '바넘 : 위대한 쇼맨'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휴 잭맨 주연의 뮤지컬 영화 '위대한 쇼맨' 원작으로 서커스를 지상 최대의 엔터테인먼트로 만들어 낸 PT. 바넘의 생애를 기반으로 하여 만들어 진 작품.

극중 박건형은 대중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쇼맨을 자신의 생업으로 삼은 남자이자 흥행의 천재로 불리는 피니어스 테일러 바넘 역을 맡았다.

박건형은 "생각해보니까 사실상 최근 '모래시계', '인터뷰', '프랑켄슈타인' 등 다 묵직하고 차분하고 이런 작품들을 많이 했더라"며 "유쾌하고 재밌는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마침 제안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팀 안에서 '진지'와 '열정'으로 통한다는 그는 "내 열정은 팀워크다. 특히 '바넘:위대한 쇼맨'은 혼자 하는 모노드라마가 아니라 다같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팀워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팀워크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 사실 여기는 앙상블 배우들도 있고 서커스 팀도 따로 있고 오케스트라 단원들도 있고 수많은 스태프들이 있어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좀 신경을 많이 쓰죠. 우리가 다같이 만드는 것이잖아요."

'진지'와 '열정'으로 통하지만 극 안에서 보여줘야 하는 능청스러움은 기본적으로 탑재돼 있다. 그는 "팀 안에서 진지와 열정으로 통한다"면서도 "하지만 내가 갖고 있는 능청스러움이 있다. 나 때문에 이유없이 웃음이 터지는 배우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왕이면 재밌게 하려는 의지가 DNA에 있어요.(웃음) 너무 진지한 분위기가 있으면 못 견디죠. 하지만 진지할 땐 진지하고요. 저 그렇게 진지한 사람이 아니에요.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무대 위에서 장난을 치기도 하고 위트있게 표현해내기 위해 여러가지 시도를 하죠. 그렇다고 수위를 넘지는 않고요. 수위조절 하는 게 제일 힘든데 변질되지 않고 진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요."

박건형은 현재 바넘과 동기화됐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인물에 푹 빠져 있다. "'내게 저런 모습이 어디 있을까'라는 식으로 인물에 접근한다"며 "분명 내게도 그런 모습이 있다는 생각으로 조금 더 살려 보려고 한다. 물론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도 있지만 지금은 거의 동기화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작품 연습 초반엔 굉장히 어려웠어요. 물론 연습은 어느 공연이나 다 힘들긴 하지만 이번 작품 같은 경우에는 퇴장이 일단 없으니까요. 또 바넘이라는 역할이 동선이 너무 많으니까 그런 부분이 힘들었죠. 마술을 한다든가 계속 쉬지 않으니까 그게 제일 힘들죠."

타이틀롤인 만큼 바넘의 역할은 크다. 특히 쇼뮤지컬이기 때문에 보여지는 부분에 대해서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박건형은 "바넘이라는 인물 자체가, 그의 인생 자체가 한순간도 가만히 있지 않는 사람이다. 쉬지 않았던 사람"이라며 "그러니까 내가 갖고 있는 것들 중에서 소소한 것들도 재미있게 보여줘야 한다. 그래서 모자도 돌리는 거다. '그게 더 바넘스럽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서 안 해도 되는건데 하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사실 바넘이 누구인지 이 작품 하기 전엔 몰랐어요. 바넘을 너무나 좋아하는 사람도 있었을테고, 너무나 싫어하는 사람도 있었겠죠. 하지만 글쎄요. 바넘을 좋아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바넘이 더 멋진 사람인데 왜 이것밖에 표현하지 못했지?'라며 오히려 불만을 제기할 수 있지도 않을까요? 반대로 제일 많이 얘기하고 있는건 바넘에 대한 안 좋은 부분들에 대한 건데 미화하려 하지 않았어요. 히어로물이 아니니까 대본에 있는 상황 그대로 보여주려 했죠."

박건형은 바넘에 대해 "이 사람은 돈을 벌려고 했던 거다. 남들을 즐겁게 해준다고 해서 그런 일들만 찾아서 한 것"이라며 "물론 어떤 일을 하든간에 누군가 피해보는 사람은 있었을 것"이라고 정리했다.

"바넘은 믿는 사람이 있든 없든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거예요. 그게 거짓일지라도, 거짓말인 것을 알지라도 믿고 재밌게 보는 것들이 있잖아요. 내가 분간할 줄 안다면 괜찮죠. 마술도 그걸 믿는 사람은 없어도 눈 앞에서 펼쳐지니 일단 재밌고 행복하잖아요. 거기까지에요. 사랑하는 사람과 보내는 시간, 그게 어쩌면 우리가 놓치고 가는 행복이지 않을까요?"

뮤지컬 '바넘:위대한 쇼맨'. 공연시간 160분. 10월 28일까지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배우 박건형.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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