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G 54득점' 로숙영, 굳혀가는 코리아 해결사 입지

[마이데일리 =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이후광 기자] 북에서 온 로숙영(25)이 여자농구 남북단일팀(코리아)의 에이스로 성장하고 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종목에서 가장 주목 받는 선수는 북에서 온 센터 로숙영이다. 이번 남북단일팀(코리아) 내 북측 선수는 로숙영, 장미경, 김혜연 등 단 3명. 당초 호흡 문제, 경기력 저하 등 단일팀 구성에서 각종 문제점이 제기됐지만 이들은 대회 초반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쳐주고 있다. 그 중 로숙영은 코리아의 해결사로 거듭나는 중이다. 이문규 코리아 감독도 “로숙영, 장미경 등이 생각보다 잘해주고 있다”라고 이들을 치켜세웠다.

로숙영은 지난해 국제농구연맹(FIBA) 여자 아시아컵에서 20.2점 6.2리바운드 3.3어시스트의 활약으로 득점 1위에 오른 아시아 정상급 선수다. 당초 로숙영의 팀 합류는 반가운 단비와 같았다. 대표팀 내 4, 5번 자원인 박지수와 곽주영이 소속팀 사정과 부상으로 각각 나서지 못하며 포스트 전력에 누수가 생긴 것. 로숙영은 지난 15일 약체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22점 8리바운드 5어시스트 4스틸을 올리며 이들의 공백을 훌륭히 메웠다.

로숙영의 진가는 인도네시아보다 까다로운 대만을 상대로도 발휘됐다. 1쿼터부터 포스트에서 존재감을 뽐냈다. 182cm의 신장과 탁월한 농구 센스 덕에 대만의 장신 센터인 바오(196cm) 앞에서도 크게 밀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상대 집중견제 시 이타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동료를 살리는 모습도 인도네시아전과 동일했다. 로숙영은 1쿼터 팀 최다인 10점을 올리며 활약했다.

로숙영은 2쿼터부터 상대의 집중 견제에 묶이며 잠시 주춤했다. 3쿼터 3분 38초를 남기고 파울트러블까지 걸린 상황. 잠시 벤치서 숨을 고른 그는 중요한 순간 다시 에이스의 면모를 과시했다. 4쿼터 후반부 6점 차 열세에서 추격을 이끌며 연장 승부의 발판을 마련했고, 연장에서도 스핀무브, 자유투 라인부터 시작되는 저돌적인 돌파 등 화려한 개인 능력을 발휘하며 지치지 않는 체력을 자랑했다.

이날 로숙영의 기록은 32점 8리바운드 5어시스트 2스틸 2블록. 비록 코리아는 85-87로 패했지만 로숙영이 에이스로서의 입지를 다지기엔 충분한 한판이었다. 물론 농구는 5명의 유기적 호흡이 절대적인 종목이다. 코리아는 로숙영의 분전에도 수비 조직력과 소통 약화로 경기를 내줬다. 다만, 박지수의 합류가 미정인 시점에서 강력한 득점원을 얻었다는 부분이 향후 중국, 일본 등 강호와의 경기 전망을 밝힌다.

경기 후 로숙영을 향한 관심은 뜨거웠다. 대만 감독은 코리아의 가장 인상적인 선수로 로숙영을 꼽았고, 현지에서 만난 외신 기자도 로숙영이 "남한 선수냐, 북한 선수냐"라며 존재에 대해 호기심을 나타냈다. 2경기서 무려 54점을 올린 로숙영이 코리아팀의 에이스로 거듭나고 있다.

[로숙영. 사진 =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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