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록키호러쇼', 200% B급 컬트…사전조사 필수 [MD리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뮤지컬 '록키호러쇼', B급 컬트를 사랑하는 관객들을 200% 만족시킨다.

뮤지컬 '록키호러쇼'는 이제 막 약혼한 커플 자넷과 브래드가 고등학교 시절 은사를 찾으러 가는 길에 갑작스런 폭우를 만나 도움을 청하기 위해 찾은 곳에서 겪게 되는 기상천외한 하룻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시작은 평범하다. 그러나 다소 과장된 연기와 몸짓이 B급 장르의 시작을 조심스레 알리고, 이후 트랜스섹슈얼 행성에서 온 외계인이자 양성 과학자인 프랑큰 퍼터의 성을 방문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급속도로 B급 컬트 속으로 빠져든다.

성의 주인 프랑큰 퍼터는 코르셋과 망사 스타킹, 하이힐을 신고 있는 파격적인 모습이다. 성에서 함께 지내는 하녀 마젠타, 집사 리프라프, 콜롬비아 역시 범상치 않아 보인다. 진한 화장의 팬텀들은 자넷, 브래드와 상반된 모습을 부각시킨고, 자넷과 브래드는 점점 독특하고 파격적인 세계로 흡수된다.

이후 펼쳐지는 이야기 역시 독특하고 파격적이다. B급 컬트 장르에 걸맞는 이야기 전개와 캐릭터 표현이 펼쳐진다.

그 과정에서 자넷과 브래드는 변한다. 숨겨뒀던 욕망을 드러내게 되고 진짜 쾌락의 행복을 알게 된다. 이는 곧 자신의 민낯을 들여다 보게 하고, 가식을 버린 진짜 나를 찾고 표현하게 만든다.

'록키호러쇼'는 B급 컬트 장르를 좋아하는 관객들에게는 200% 만족스러운 작품이다. 가식을 벗어 던지고 오로지 자신에게 집중하는 각양각색의 캐릭터를 통해 관객들 역시 변화를 느낀다.

또 관객들이 객체가 아닌 주체로 작품에 참여할 수 있는 것도 '록키호러쇼'의 장점. 극 중 캐릭터와 의상 및 패션 아이템을 맞추는 것은 물론 화장까지 비슷하게 하고 오는 관객들도 있다. 배우들과 타임워프 댄스를 즐기고, 미리 준비해온 손전등을 비춘다거나 빵을 무대 위로 던진다.

음악적으로도 풍성하다. 귀가 뻥 뚫릴 정도의 연주와 가창과 함께 관객들 역시 소리 지를 수 있게 만드는 환경은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 버리기에 충분하다.

다만 이를 즐기기 위해선 B급 컬트 장르에 대한 충분한 이해, '록키호러쇼'에 대한 충분한 사전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이를 모른 채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은 낯설고 당황스러울 수 있다.

매니아층의 사랑을 받는 작품인 만큼 이를 낯설게 느끼는 이들에겐 '그들만의 리그'로 보일 수 있다. 때문에 '록키호러쇼'를 관람할 예정인 관객이라면 작품에 대한 사전 조사와 준비는 필수다.

뮤지컬 '록키호러쇼'. 공연시간 130분. 오는 10월 21일까지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사진 = 알앤디웍스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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