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송성문의 풀스윙에 담긴 절박함과 굳은 신념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내 스윙이 중요하다."

넥센 장정석 감독은 "그 젊은 선수가 요즘 야구가 얼마나 재미있겠나. 경기에 계속 나오면서 자신감이 생긴 게 크다. 기본적인 능력이 있으니까 1군 엔트리에 넣고 쓰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장정석 감독이 말한 젊은 선수는 송성문이다. 2014년 이영민 타격상을 받을 정도로 방망이에 재능이 있다. 그러나 2015년 2차 5라운드 45순위로 넥센에 입단한 뒤 쟁쟁한 선배들 틈 속에서 재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지난해 1군에서 38경기에 나섰다. 12일 고척 LG전을 마치고 만난 송성문은 "작년에 1군에서 경기를 뛰면서 많이 배웠다. 후회하는 플레이를 하지 않는 게 중요한 걸 알았다. 작년 경험 덕분에 기회의 소중함도 알았다"라고 돌아봤다.

시즌 내내 퓨처스리그에 머물다 기존 주축들의 부상 혹은 부진으로 1군 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제한적인 기회였다. 송성문 역시 보통의 2군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조급했다. 뭘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그는 "조급하다 보니 갖다 맞히는 스윙을 하게 되더라"고 털어놨다.

결국 큰 임팩트를 남기지 못하고 시즌을 마쳤다. 올 시즌 역시 플랜A일 수 없었다. 하지만, 시즌 초반 주전들이 줄부상에 빠지면서 1군에서 기회를 잡았다. 두 번 좌절하지 않았다. 김민성의 빈자리를 효율적으로 메운다.

58경기서 타율 0.329 7홈런 41타점 31득점. 11일 고척 LG전서는 생애 처음으로 멀티홈런을 때렸다. 12일 경기서는 넥센 창단 최다연승 신기록을 이끄는 결승 투런포를 터트렸다. 그에 앞서 7월 24일 고척 kt전서는 대타 초구 우월 스리런포를 뽑아냈다. 중요한 순간에 해결하는 역량을 갖고 있다. 장 감독이 말한 '기본적인 능력'이다.

송성문은 "내가 봐도 이상할 정도로 홈런이 잘 나온다. 정말 비결을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다만, 작년과 올해 큰 차이점 하나가 있다.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어떤 유형의 투수를 상대해도 풀스윙을 한다.

작년에 제한된 1군 기회에서 어정쩡하게 스윙을 하니 아무것도 남는 게 없었다는 교훈. 올해는 삼진을 당하더라도 자기 스윙을 한다. 많은 지도자가 이 부분을 강조한다. 하지만, 막상 타격이 풀리지 않는 타자가 매 타석에서 마음껏 풀스윙을 하는 것도 쉽지 않다. 결과가 나쁘면 자신도 모르게 위축된다. 스윙이 작아질 수밖에 없다.

2018년 송성문은 다르다. 결과가 나빠도 자신만의 매력을 보여주자고 마음 먹었다. 최근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 풀스윙을 하다 보니 장타도 나오기 시작했다. 김민성의 햄스트링 부상이라는 행운도 섞였지만, 송성문은 준비된 해결사다.

송성문의 풀스윙에는 다시 1군에서 실패하고 싶지 않겠다는 절박함이 있다. 그리고 결과를 떠나 자신을 어필하겠다는 굳은 신념이 있다. 1군 경험이 103경기에 불과한 만 22세 젊은 타자에게 쉽게 볼 수 없는 모습이다. 이제 구단과 코칭스태프가 잘 관리하고 활용하는 일만 남았다.

송성문은 "삼진도 많고 고쳐야 할 점도 많다. 그러나 내 스윙이 중요하다. 형들 타격하는 것을 보니,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 매 타석 결과에 집착하지 않겠다. 대신 풀스윙을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송성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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