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비만, 개에게도 고양이에게도 문제

◆살을 빼는 과정이 사람보다 어렵다

A씨는 살찐 보더콜리를 키운다. 동물병원을 가면 항상 운동을 더 시키라는 잔소리를 듣게 된다. 처음에는 복스럽게 잘 먹는다며 마냥 예뻐했지만 털 속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던 배가 겉으로 드러날 정도로 살이 쪘다. A씨는 “뒷감당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우리의 반려동물은 비만이 왜 나쁜지 모른다. 건강이 나빠져도 이유를 모른다. 체중 감량은 오로지 주인의 몫이다.

비만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신체충실지수(BCS) 측정을 한다. BCS는 총 9가지 단계로 나뉘며 4~5단계가 가장 이상적이다. 5를 넘어서면 비만으로 구분한다. 갈비뼈와 옆구리 등의 체형을 살펴 비만 여부를 확인할 수도 있다. BCS 5단계는 갈비뼈가 만져지고 위에서 바라봤을 때 옆구리가 홀쭉하다. 측면에서 바라봤을 땐 뒷다리로 갈수록 몸통이 좁아진다. 반대로 측면에서 봤을 때 몸통의 각도가 지면과 평행을 이룰수록 비만에 가까워진다.

살이 찌는 원인은 사람과 다르지 않다. 활동량은 적은데 반해 많이 먹기 때문이다. 산책을 거의 나가지 않고 집에서만 활동하는 강아지들은 살이 찔 수밖에 없다. 활동량이 줄어들면 대부분의 에너지가 지방으로 변해 몸에 쌓이면서 살이 찐다. 또 중성화 수술로 인해 살이 찔 수 있다. 호르몬 변화로 기초대사량이 낮아지면서 살이 잘 찌는 체질로 바뀌기 때문이다.

살이 찌면 건강에 적신호가 들어온다. 늘어난 체중을 감당하지 못 해 관절에 문제가 생긴다. 닥스훈트처럼 다리가 짧고 허리가 긴 품종들은 살이 찌면 디스크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호흡 기관 주변에 지방이 쌓여 호흡이 어려워진다. 퍼그나 불독, 페르시안처럼 코가 눌린 외형 때문에 호흡이 어려운 단두종은 살이 찌면 호흡곤란까지 겪을 수 있다.

◆ 적게 먹고 많이 움직여야 한다

감량 방법도 사람과 동일하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여야 한다. 매일 산책을 나가 야외에서 활동하는 시간을 보장해줘야 한다. 지금처럼 무더운 날씨에 갑자기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열사병에 걸릴 수 있다. 가급적 해가 진 저녁에 산책을 나가는 것이 좋다. 하지만 고양이는 산책이 불가능하고 하루에 20시간 가량 휴식을 취할 정도로 활동량도 적어 살을 빼는 것이 개보다 훨씬 어렵다. 고양이가 흥미를 갖는 장난감으로 주인이 끊임없이 놀아줘야 한다.

먹이를 갑자기 줄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먹거리가 갑자기 바뀌거나 양이 줄어들면 스트레스를 받아 예민해지기 때문이다. 양을 줄이되 급여 횟수를 늘려 포만감을 채워주는 것이 좋다. 또 식품 성분표시를 확인해 비만을 유발하는 영양소가 배제된 저칼로리 사료를 급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알레르기 증상이 나올 수 있어 수의사와 상담을 마친 후 사료를 바꾸는 것이 좋다.

[사진 = pixabay]

김민희 min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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