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이 떠났다' 정혜영, "행복했고 즐거웠던 현장" 종영 소감

[마이데일리 = 여동은 기자] 네 아이의 엄마이자 '기부천사' 배우 정혜영의 5년 만 안방극장 복귀는 성공적이었다.

시청자는 그의 여전한 열연에 호평을 보냈다. 본인 역시 "행복하고 즐거운 추억"이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지난 4일 끝난 MBC 주말극 '이별이 떠났다'(극본 소재원, 연출 김민식)에서 김세영 역할을 맡았던 정혜영은 "내가 점수를 드려도 된다면 한 번도 대본이 늦지 않은 작가님에게 1000점을 드리고 싶다"고 웃으며 "양희경 채시라 이성재 조보아 등 배우들 모두 최고였고, 스태프 분위기 역시 화기애애했다"고 기억했다.

그는 "'이별이 떠났다'는 정말 편안했고 즐거웠던 현장"이라며 "공백 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낯설지 않을까 다소 걱정하기도 했지만 환경이 너무 좋아 촬영장에 오는 게 날마다 기대가 됐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엊그제 시작한 것 같은데 벌써 종영"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한 정혜영은 "현장이 즐겁고 재미있다면 연기자로서 좋은 일"이라며 "내가 참여한 작품 중 정말 기억에 남는 드라마가 될 것 같다. 또 조금이라도 '엄마의 마음'이 이러할 것이라는 공감을 샀다면 그것이 최고의 평가이자 칭찬"이라고 강조했다.

극 중 김세영은 유능한 승무원이었으나 한 번의 실수로 기장 상진(이성재)의 아이를 갖게 되고, 이후 항공사에서 퇴출당해 궁핍하고 힘들게 딸을 키우며 사는 인물이었다. 연예계 내로라하는 '행복 주자' 중 한 명인 정혜영이지만 불행한 운명의 세영을 이해하고 연기해 안방 시청자들을 몰입시켰다. 나쁜 평가를 들을 수 있는 캐릭터였어도 정혜영은 도전했다.

특히 악에 차올라 소리 지르고 절규해야 하는 연기에 대해 "아이들을 피해 주차장이나 옷장 속에 숨어서 연습했다"고 한 그의 노력은 TV 화면에 고스란히 발현됐다. 정혜영이 연기하는 세영은 어색함을 전혀 찾을 수 없었다. "정혜영과 김세영의 모습이 전혀 다른데도 이질감이 없다. 역시 연기 잘한다"라는 찬사를 듣기도 했다.

아이를 위해 하나라도 더 뭔가를 해줄지 생각하는 엄마로서, 또 속마음은 그렇지 않지만 엄마를 향한 원망과 아쉬움만 털어놓고 뒤돌아 눈물 흘리는 딸로서, 정혜영이 맡은 역할은 여느 엄마·자식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물론, 세영의 행동과 태도가 모든 시청자를 명확하게 이해시키지 못하는 지점도 있었다. 혹시 조금 더 설득력 있는 상황 전개를 바라지는 않았을까.

정혜영은 "아쉬움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맡은 건 최대로 해내야 하는 성격이라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했다"며 "세영을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어쩔 수 없었다는 상황을 설정해서 끝까지 몰입했다"고 회상했다.

'이별이 떠났다' 속 정혜영에게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세영이 영희(채시라)와 대면한 육탄전(?) 신이다. 그는 "긴장을 많이 했던 신"이라며 "채시라 선배를 보며 집중력이 엄청나다는 걸 느꼈다. 매번 뿜어져 나오는 내공이 장난 아니시더라. 정말 대단한 배우"라고 추어올렸다. 이어 "같이 연기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고 만족스러웠다. 양희경 이성재 등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도 감사했다"고 말했다.

"연기는 시간이 갈수록 더 모르겠다"고 수줍어한 정혜영은 "정말 정말 '이별이 떠났다'에 참여한 게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출연을 결심한 게 잘한 일"이라고 즐거워했다. 이어 "또 다른 작품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테니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기구한 운명의 여자들이 이 시대의 '엄마'로 살아가면서 겪는 아픔과 상처를 이야기한 '이별이 떠났다' 마지막회는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시청률 9.8%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트라우마를 극복한 인물들이 새로운 삶을 향해 기운차게 나아가는 '따뜻한 해피엔딩'이었다.

[사진=MBC 이별이 떠났다 방송 캡처]

여동은 기자 deyu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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