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점도 못 지킨' LG 불펜, 충격의 두산전 9연패 자초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8-1로 앞선 LG의 역전패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LG는 7회에만 8점을 헌납하며 충격의 10-17 역전패를 당했다. LG 불펜의 씁쓸한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난 한판이었다.

LG는 타선보다 마운드의 힘이 좋은 팀이다. 올해도 LG의 팀 평균자책점은 4.74로 SK, 한화에 이어 리그 3위다. 소사-윌슨의 정상급 외인 원투펀치를 앞세운 선발진만 한정하면 순위가 2위로 한 단계 올라간다. 그러나 구원의 상황은 정반대다. 한 때 위용을 뽐냈던 이동현, 김지용, 진해수, 정찬헌 등 철벽 불펜진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탓에 불펜 평균자책점은 리그 7위(5.07)로 처져있다.

LG는 이날 부진에 빠진 장원준을 만나 1회부터 화끈한 타격전을 펼쳤다. 1회 무사 3루서 박용택의 1타점 내야땅볼로 손쉽게 선취점을 뽑았고, 계속된 2사 1, 3루서 양석환-오지환의 연속 적시타가 나왔다. 3회 무사 1루에서는 김현수가 1타점 2루타를 때려냈으며 이어진 무사 1, 3루서 양석환이 장원준을 강판시키는 3점홈런을 쏘아 올렸다. LG는 4회 2사 1, 2루서 채은성의 2루타로 한 점을 더 뽑으며 8-1로 앞선 채 후반부를 시작했다.

마운드에서는 기복을 보이던 21살 김대현이 6이닝 9피안타(2피홈런) 1볼넷 3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64일 만에 퀄리티스타트에 도달했다. 타선의 이른 폭발과 김대현의 호투. LG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던 터였다.

그러나 7점은 LG 불펜에게 넉넉한 리드가 아니였다. 7회초부터 LG 불펜의 ‘방화쇼’가 시작됐다. 김대현에 이어 올라온 지난해 홀드왕 진해수가 안타 2개와 사구로 무사 만루를 자초한 뒤 오재원에게 추격의 적시타를 맞았다. 이어 신정락이 불을 끄기 위해 올라왔지만 전날 30구의 여파가 컸다. 신정락은 김재호에게 2타점 적시타, 류지혁에게 안타를 각각 맞으며 계속된 무사 만루서 김지용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김지용은 그나마 앞선 투수들보다 강한 구위를 뽐냈다. 첫 타자 박세혁에게 희생플라이를 맞으며 이닝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고, 대타 양의지를 유격수 뜬공 처리했다. 그러나 호투는 거기까지였다. 리드오프 허경민에게 2타점 역전 2루타를 맞고 김대현의 승리를 지켜주지 못했다. 그리고 최주환에게 투런포를 헌납, 고개를 숙였다.

7회말 대타 서상우가 다시 격차를 1점으로 좁히는 투런포를 때려냈지만 LG 불펜의 난조는 계속됐다. 8회초 이동현이 오재원-김재호에게 연속타자 홈런을 맞았고, 이어진 1사 1, 3루에선 여건욱은 양의지에게 쐐기 2루타를 허용했다. 이 때 우익수 채은성과 유격수 오지환의 실책까지 연달아 나오며 주말을 맞아 경기장을 가득 메운 홈팬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이날 LG 불펜이 헌납한 점수는 무려 14점. 선발이 호투하고 타선이 무려 10점을 뽑아도 승리가 찾아올 수 없는 구조였다. LG는 이날 충격의 10-17 역전패를 당하며 두산전 9연패에 빠졌다.

[진해수.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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