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에서 ‘갓상규’라 불리는 김상규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인천 전자랜드 선수들은 요즘 포워드 김상규(29)를 ‘갓상규(god+김상규)’라 부른다.

김상규는 마카오에서 열리고 있는 ‘서머슈퍼8(5개국 8팀 아시아 클럽대항전)’에서 팀의 조1위 4강행(3전 전승)에 기여했기 때문이다.

김상규는 지난 19일 신장 플라잉 타이거스(중국)와 경기에서 17점·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박찬희와 강상재가 대표팀에 차출됐고, 차바위가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키 2m1cm 김상규는 내외곽에서 분전하고 고비 때마다 3점슛을 터트리고 있다.

21일 마카오 호텔에서 만난 김상규는 ‘갓상규’란 별명에 대해 “효근이가 한 경기를 잘하니 장난으로 부르기 시작했는데, 김낙현·박봉진·최우연 등 후배들도 따라하며 놀린다”며 수줍게 웃었다. 정효근은 “상규형은 농구실력 뿐만 아니라 얼굴도 잘생겼다. 외모순위는 우리 팀이 아니라 KBL에서 몇 번 째인지 따져야한다”고 말했다.

김상규는 “우리팀 장기인 외곽슛이 잘 터져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가고 있다”며 공을 동료들에게 돌린 뒤 “박찬희 형이 대표팀에 차출됐고 난 중고참이다. 감독님이 후배들에게 이야기를 많이 하라고 하셔서, 내성적인 성격이지만 적극적으로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올 시즌 상규가 잘할거다. 올 시즌 후 FA(자유계약선수)가 된다. 게다가 나와 동네주민이다”며 웃었다. 프로농구는 올 시즌부터 숙소생활이 폐지됐다. 김상규는 지난 4월부터 경기장 인근에 살고 있는데, 우연히 유 감독이 7월에 같은 건물로 이사를 왔다.

김상규는 “장내아나운서도 같은 건물이다. 감독님이 셋이 작은 반상회를 하자고 하시더라”며 “내가 밤늦게까지 돌아다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운명이라 생각하려한다. 감독님이 더 챙겨주실거라 생각 한다”고 말했다.

단국대 출신 김상규는 2013년 대학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평균 25점 정도를 넣었고, 한경기에서 47점을 몰아친 적도 있다. 당시 단국대는 ‘김상규 원맨팀’에 가까웠다. 김상규는 “당시 팀에 키 큰 선수가 부족해 내게 공이 몰렸다. 내가 득점을 많이 올려도 지는 경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김상규는 2012-13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장재석, 임동섭 등에 이어 1라운드 9순위로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었다. 2014년 군 팀 상무를 다녀왔다. 김시래, 최부경, 최진수 등과 함께 뛰며 농구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2013-14시즌 전자랜드에 복귀했지만 총 5시즌 동안 평균 17분을 뛰며 4.3점을 넣는데 그쳤다.

김상규는 “주위에서 적극성을 더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거라 말씀하신다. 그동안 찬스가 생겨도 동료들에게 패스를 줬는데, 새 시즌엔 자신 있게 올라가기 위해 노력하겠다. 외곽슛 연습도 많이 하고 있다”며 “길을 돌아다녀도 알아보시는 분이 거의 없다. 제대로 마음먹고 해서 KBL에서 이름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전자랜드는 최근 8시즌 중 7시즌을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아직 챔피언결정전에 오른적이 없다. 김상규는 “더이상 ‘졌잘싸(졌지만 잘싸웠다)’란 이야기를 듣기 싫다. 1차 목표는 4강 진출이고, 그 다음을 생각 하겠다”고 말했다.

전자랜드는 21일 오후 6시(한국시각) 마카오 동아시아게임돔에서 열리는 서울 삼성과 대회 4강전에서 결승행을 다툰다.

[김상규. 글, 사진 = 마카오공동취재단]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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