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 언제 정상궤도 오를까, 후반기 넥센 운명 걸렸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에릭 헤커는 언제 정상궤도에 오를까.

넥센 장정석 감독은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장 감독이 말한 시간은 언제까지를 의미하는 것일까. 일단 해커는 후반기 첫 경기서도 크게 좋아지지 않았다. 17일 고척 LG전 5⅔이닝 10피안타 3탈삼진 1볼넷 5실점.

3일 고척 SK전 4⅓이닝 7피안타 3탈삼진 3볼넷 7실점, 8일 고척 NC전 5이닝 4피안타 4탈삼진 2볼넷 무실점. 3경기 합계 2패 평균자책점 7.20. 실망스러운 성적이다. 후반기 1선발로 계속 써도 될 것인지 고민될 수밖에 없다.

투심패스트볼 구속은 140km대 초~중반을 오간다. 문제는 스태미너다. 3경기 모두 3~4회 이후 구위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고전했다. 꼭 실점으로 이어지지 않아도 자주 위기를 허용했고, 어렵게 승부했다.

해커는 본래 포심보다 투심을 즐기는 타입이다. 홈플레이트에서 변화가 심한 투심은 제구가 흔들릴 경우 포심보다 타자들을 유인하기가 더욱 힘들다. 해커는 지난 3경기서 투심으로 타자들을 완벽히 요리하지 못하면서 컷패스트볼, 체인지업 등의 위력도 반감됐다. 공의 위력이 떨어진 경기 중반에는 더더욱 고전했다.

해커는 올 시즌을 체계적으로 준비하지 못했다. 개인훈련으로 몸을 만들었지만,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지고 보면 해커의 리듬은 일종의 시범경기 빌드업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 그러나 후반기 순위다툼 클라이막스에 돌입한 넥센으로선 해커가 되도록 빨리 페이스를 끌어올리길 바란다.

그렇다고 넥센이 현 시점에서 해커를 배제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어떻게든 해커와 잔여시즌을 완주해야 한다. 그렇다면 장 감독과 브랜든 나이트 투수코치, 해커가 충분한 대화로 최적의 스케줄을 잡아서 페이스 회복을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선발등판을 준비할 때 기존 루틴에서 벗어나더라도 위력을 극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시간이 필요한 건 사실이다. 그리고 그 시간을 마냥 많이 줄 수도 없는 게 KIA와 5위 다툼 중인 넥센의 현주소다.

넥센은 2~4선발 제이크 브리검, 최원태, 한현희가 안정적이다. 5선발 신재영이 불안해도 장 감독이 크게 개의치 않는 건 새로운 1선발 해커를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커가 계속 흔들린다면 5선발의 불안정성까지 극대화되면서 선발진 전체가 좀 더 흔들릴 가능성도 충분하다.

결국 넥센의 후반기 키 플레이어는 해커다. KIA와의 5위 싸움서 최종적으로 이기고 포스트시즌에 올라가더라도 해커가 잘 해야 상위 스테이지를 바라볼 수 있다. 외국인 선발투수가 불안한 팀이 해피엔딩을 맞이한 사례는 드물었다.

[해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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