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은의 안테나] 이수민, 그럼에도 사생활 보호받지 못한 '피해자'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18살의 스타, 배우 이수민이 인성 논란에 휩싸였다. 열애설을 셀프 해명함으로써 잡음을 자초한 것, 더 나아가 개인 SNS 계정에서 비속어를 썼다는 점이 대중의 실망감을 불러모았다. 그러나 그 과정 속 이수민은 사생활 영역을 침해당한, 일부러 숨겨온 계정이 들통난 피해자이기도 하다.

EBS 프로그램 '보니하니'를 통해 얼굴을 알린 이수민은 사랑스러운 외모와 넘치는 끼로 10대를 넘어 전 연령층의 사랑을 두루 받았다. 이후 각종 예능, 드라마 등을 통해 아역에서 성인으로 넘어가는 구간을 무탈하게 밟고 있었다. 최근에는 유명 항공사의 역대 최연소 모델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이렇게 쌓은 이수민의 공든 탑은 1차 위기를 맞게 됐다. 지난 9일 인스타그램에 스스로 올린 '열애설 해명글' 탓이었다. 그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글을 캡처해 올리며 "아니다. 이런 글은 멈춰 달라"고 적었다. 배구 선수 임성진과 이수민을 봤다는 목격담 및 '카더라' 식의 열애 의혹이 담긴 글이었다.

그러나 목격담이 퍼지기도 전에, 이수민의 해명글이 먼저 발 빠르게 퍼졌다. 두 사람의 관계를 모르던 이들도 이수민의 글로 인식하게 됐고 대중의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까지 올랐다.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럼에도 네티즌 대다수는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열애설은 사생활인데 무슨 문제냐"는 여론이 강했다.

하지만 2차적으로 이수민의 비공개 인스타그램 계정이 실시간으로 유출되면서 여론은 크게 출렁였다. 임성진과 이수민의 다정한 모습이 담긴 스티커 사진이 익명의 네티즌으로부터 공개됐다. 또한 본인의 열애설이 이슈가 되자 각종 비속어를 사용하며 못마땅해 하는 이수민의 글이 퍼졌다.

맑고 순수한, 열정적인 '이미지' 안에서 이수민을 바라보던 대중은 상반된 느낌의 사생활에 큰 충격을 받은 모양새였다. '연인 사이'면서 거짓말한 것이 아니냐며 기만을 느끼는 팬들도 있다. 소속사 측은 "스티커 사진은 친한 사이면 찍을 수 있는 것이고, 비공개 계정은 모른다"고 해명했지만 한번 끓어오른 여론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이수민은 이날 밤 자필 사과문을 통해 "제 비공개 계정에 제가 경솔하게 쓴 비속어와 말실수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으며 부끄러움을 느낀다. 비공개 계정이 있냐는 많은 분들의 디엠으로 인해 구설수에 오를까 무서워서 겁을 먹은 제가 저도 모르게 거짓말을 하고 만 것 같다"고 속내를 털어놓으며 사과했다. 임성진과의 열애설도 "친한 지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여전히 '연예인' 이수민과, '인간' 이수민 간 이중성에 대한 비판과 미성년이기에 허용되는 실수라는 옹호가 대립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비공개 계정이 어떠한 경로로 유출됐는지에 대한 관심은 미비하다.

실제로 꽤 많은 스타들은 대중에게 공개하는 공식 계정과 사생활 계정을 따로 분리해 두고 있다. 공식 계정에는 연예인, 비연예인 사이의 간극을 살펴볼 수 있는 일상이 드러나는 반면 사생활용 계정은 철저히 스타의 개인적인 이야기만 담겨 있다. 그래서 제 아무리, 스타의 지인일지라도 사생활용 계정 접촉은 조심스레 한다.

이수민은 후자의 개념으로 유출된 계정을 관리해왔는데, 돌연 임성진의 지인이라고 주장하는 익명의 사용자에 의해 사진과 글이 폭로됐다. 2차적인 소비도 그치지 않았다. 세간의 관심을 받는 베테랑 톱스타도 난감할 이 상황이, 2001년생의 스타가 쉽사리 버틸 도리가 있을까. 스타는 대중의 신뢰와 애정으로 존재하는 위치가 맞으나, 이를 빌미 삼아 행하는 비난은 되레 반성의 기회를 방해하는 객쩍은 소리일 뿐이다. 이수민을 위한 건설적인 비판과 위로를 건네는 동시에 유출 사안을 자연스럽게 바라보는 현 상황에 경각심을 느껴야할 때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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