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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초대형견의 삶은 소형견보다 빠르게 흐른다
18-07-09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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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여동은 기자] 지난 8일 오전에 방영된 SBS ‘TV 동물농장’은 ‘무섭다’, ‘못 생겼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는 초대형견의 사연을 소개했다.

주인공은 바로 아일랜드의 국견 아이리시 울프하운드 ‘칸’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덩치를 자랑하는 초대형 수렵견으로 늑대와 엘크 사냥에 주로 활약했다. 아이리시 울프하운드는 아주 오래된 견종이다. 아일랜드 역사에서 기원전 7,0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할 정도로 유서가 깊다. 아일랜드에서 늑대와 엘크가 멸종되면서 함께 멸종의 길을 걸었지만 1885년에 브리더 클럽이 설립되면서 명맥을 유지하게 됐다.

◆ 그럼에도 귀여운 ‘강아지’


칸은 생후 9개월로 아직 궁금한 것이 많은 나이다. 사람으로 치면 이제 초등학생 고학년으로 넘어가는 시기다. 덩치는 이미 사람의 키마저 넘볼 정도로 자랐다. 머리부터 몸통까지 꼬리를 제외한 총 길이가 140cm에 이를 정도로 엄청난 크기를 자랑했다. 무게 측정은 칸을 들어올릴 수가 없을 정도로 무거워져서 포기했다. 주인은 “3개월 전에 들었을 때가 45kg이었다”고 말했다. 주인은 곧이어 마당에 나와있는 싱크대에 사료를 붓기 시작했다. 부엌에 있어야 할 싱크대의 정체는 칸의 밥그릇이었다. 이미 대형견의 체고마저 아득히 넘어섰지만 행동만큼은 귀여움이 넘쳐났다.

아이리시 울프하운드의 큰 덩치가 많은 사람들의 눈에 띄었던 것일까, 관심도 많이 받았다. 유럽의 여러 설화나 무용담, 시에 언급될 정도로 옛날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칸은 외모에서 풍겨오는 웅장함과는 달리 처음 보는 제작진과도 스스럼없이 지내는 엄청난 친화력을 자랑했다. 덩치만큼 커다란 혀로 주인과 제작진을 핥다 보니 얼굴에 묻어나는 침의 양이 달랐을 뿐, 사람과 교감을 나누는데 크기는 중요하지 않아 보였다. 칸의 조상들이 많은 사랑을 받아왔던 것도 이러한 친화력 때문이 아니었을까.

◆ 대형견을 키울 때 각오해야 할 것들


주인의 창고에는 칸이 부순 살림살이로 가득했다. 주인은 “여기 있는 게 거의 다 칸이 부순 것”이라고 말했다. 덩치가 큰 만큼 사고의 흔적도 커진다. 조금만 물어뜯어도 물건들이 크게 상한다. 그러나 주인은 “사고라고 생각하면 서로가 불편하다”며 “사고 친 거 가지고 혼내면 개가 알기를 하나 뭘 하겠나”라는 반응을 보여 칸을 향한 깊은 사랑과 관심을 표현했다. 강아지와 아이를 교육시킬 때는 화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공통 분모가 있다. 화를 내면 모든 노력이 헛수고가 된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보호자 혹은 부모가 헌신한 만큼 변화하기 때문이다.

대형견을 키우는 견주들에게 덩치는 큰 고민거리다. 방송에서 칸은 산책할 때마다 주변의 부담스러운 시선을 감당해야 했다. 사람이 뒷걸음칠 정도로 크기에서 오는 위압감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칸보다 덩치가 작은 개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칸은 좋다고 다가서지만 정작 상대방이 느끼는 감정은 다를 수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주눅이 들면서 짖거나 물건을 씹는 등의 행위로 스트레스를 풀려고 할 것이다.

또 칸은 간단한 산책만으로 만족할 수 있는 품종이 아니다. 아이리시 울프하운드는 에너지가 넘치거나 격렬한 운동이 필요한 품종은 아니다. 그러나 사냥 본능이 숨쉬는 엄연한 사냥개인 만큼 기본적인 운동 요구량이 높다. 뛰어놀 수 있는 장소와 친구들이 절실해 보였다.

방송에서 칸은 동족들을 만나 지금까지 보기 힘들었던 자신의 비글미를 뽐냈다. 질주본능보다 다른 친구들과 교감을 선택하는 모습을 보며 주인은 “친구들 만나서 노는 것을 보니까 많이 외로웠을 것 같다”며 “앞으로는 시간을 많이 내서 이런 좋은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



◆ 초대형견의 시간은 더 빠르게 흐른다
방송에서 칸의 주인은 “키우던 그레이트 데인이 죽고 나서 절대로 개를 안 키우려고 했다”며 “너무 슬펐는데 주변에서 우울증 걸린다고 하던 차에 만난 것이 지금의 칸”이라고 말했다. 초대형견을 키우면서 이별은 가장 큰 걱정거리다. 일반적으로 포유류는 덩치가 커질수록 수명이 길어진다. 코끼리의 수명은 70년이며 이보다 더 큰 크기를 자랑하는 수염고래는 200년 가량을 사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면 쥐의 수명은 고작 2년이다. 그러나 개는 덩치가 커질수록 수명이 줄어든다.


독일의 한 대학에서 각기 다른 74종 56,000여마리의 개를 분석한 결과 체중이 약 2kg 증가할 때마다 수명이 1개월씩 줄어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덩치가 클수록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이다. 아이리시 울프하운드와 비슷한 그레이트데인을 예로 들어 이 품종은 태어난 직후부터 생후 1년까지 체중이 100배나 증가한다. 늑대가 60배, 푸들이 20배, 사람이 세 배인 것과 비교해 대조적이다. 연구팀은 “성장속도가 빠르고 덩치가 큰 개체가 일찍 죽는 것은 유해 산소의 활동량도 함께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개의 조상인 회색 늑대의 평균 수명은 아이리시 울프하운드와 비슷한 6~8년 가량이다. 하지만 야생을 벗어나 보호를 받으며 자라면 기대 수명이 15년 이상으로 늘어난다. 개와 비슷한 수준의 관리를 받으면 수명은 더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초대형견의 수명은 늘어나지 않는다. 아이리시 울프하운드는 개량 과정을 거치면서 조상보다 더 큰 덩치를 갖게 되었다. 멸종의 위기를 벗어나는 대신 사람의 손에 의해 수명이 줄어들었다. 초대형견을 키우는 견주들이 이별에 대해 철저히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사진=SBS ‘TV 동물농장’ 화면 캡처]

여동은 기자 deyu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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