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상반기 결산①] '신과함께' 천만·영화계 미투…희로애락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2018년 상반기 영화계는 희로애락을 겪었다. 기쁘고 축하받을 일은 한 번 더 상기하고, 좋지 않았던 일들은 복기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다. 2018 천만영화의 탄생부터 故 김주혁의 유작까지, 정리했다.

▼ 희(喜) : '신과함께-죄와 벌', 천만 축포 터트렸다

지난 1월 4일, 새해가 되자마자 '신과함께-죄와 벌'(감독 김용화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이 역대 천만 대열에 합류했다. 작품성 면에서도 인정받으며 한국 영화의 특수효과를 진일보한 작품이라는 평이 쏟아졌다. 시각적 특수효과(VFX) 뿐만 아니라 가족애와 인류애가 더해지면서 세계시장에서도 보편적인 감수성이 통했다.

특히 역대 충무로 천만영화 최초로 웹툰 원작에 판타지 장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376만 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한국 천만영화 2위에 올랐다.

▼ 로(怒) : 김기덕 감독·조재현·오달수…충격 '미투'

2018년 상반기 영화계는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파문으로 인해 잠시 얼룩졌다. 천만요정을 넘어 '억만요정'으로 불렸던 오달수가 미투 가해자로 지목됐고, 올해 첫 천만 영화인 '신과 함께-죄와 벌'의 2편인 '신과 함께-인과 연'에서 그가 하차하는 일도 벌어졌다. 그와 마찬가지로 최일화 또한 과거 성추행이 알려지면서 '신과 함께-인과 연'에서 하차, 작품은 재촬영에 들어갔다.

또 '연애담' 이현주 감독은 동성 성폭행 사건에 연루됐는데 피해자와 첨예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이후 이 감독은 "이 일에 대한 책임을 지고, 더 이상 영화 일을 하지 않겠다"라며 영화계 은퇴 선언을 했다. 올해 초 개봉한 '흥부'를 연출한 조근현 감독은 과거의 성희롱 사건이 불거졌다. 그는 현재까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기덕 감독은 지난 3월, 한창 미투 바람이 불었을 무렵 MBC 'PD수첩'에서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 편을 통해 충격적인 폭로들이 잇따라 비난을 받아야 했다. 이후 그는 'PD수첩'과 증언을 했던 여배우들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 최근 검찰에 출석했다.

김기덕 감독의 페르소나로 그와 여러 작품을 함께 한 조재현은 여러 여배우들의 과거 성폭행 폭로가 이어지면서 촬영 중이었던 드라마에서 하차, 모습을 감췄다. 이후 그는 재일교포 여배우 A씨의 증언이 또 다시 나오면서 만남을 가진 것은 맞지만 "성폭행한 적이 없다"라고 부인했다.

▼ 애(哀) : 故 김주혁, 여전히 그리운 존재감

지난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고(故) 김주혁의 유작인 영화 '흥부'와 '독전'은 올해 상반기에 개봉했다. 특히 '독전'에서 아시아 마약 시장의 거물 진하림 역을 맡아 강력하고 센 캐릭터로 존재감을 보였다. '독전'의 배우들은 그의 배우 열정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진웅은 "'독전' 촬영 중 소식을 들었다. 감정적으로 말이 안나왔다"라며 "그럼에도 '이러고도 살고, 저러고도 산다'라는 생각을 했다. 여러 지점에서 이 작품이 내게 독특하게 와닿는다"라고 그를 추억했다. 이해영 감독은 "부글부글 끓는 용암같은 사람"이라고 말했고, 그와 호흡을 맞췄던 보령 역의 진서연은 "내가 대본에 없는 것을 해도 200% 받아준 배우였다. 온전히 진하림 그 자체"라고 말했다.

▼ 락(樂) : '버닝' 수상 불발에도 축제…전종서 발견

배우 유아인이 '베테랑' 조태오에서 또 다시 변신했다. 영화계의 거장 이창동 감독과의 협연 소식만으로도 큰 화제가 됐던 '버닝'은 팬들에게 신·구 세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주목됐다.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신예 배우 전종서의 발견은 새로웠다. '은교' 김고은, '아가씨' 김태리를 거쳐 '버닝' 전종서의 발견은 한국영화의 새로운 가능성과 발견의 기쁨을 느끼게 했다. 이창동 감독은 그에 대해 "전종서를 보는 순간, 이 사람은 지금까지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원석을 발굴한 기쁨이었다고 전했다.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마이데일리 사진DB-CGV아트하우스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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