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명동의 씨네톡]‘몬스터 콜’ ‘쥬라기월드2’, 소년·소녀의 슬픔과 성장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쥬라기월드:폴른 킹덤’의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 감독의 영화엔 소년과 소녀의 눈물이 아른거린다. 공포영화 ‘오퍼나지:비밀의 계단’, 재난영화 ‘더 임파서블’, 판타지 ‘몬스터 콜’에 이어 액션 블록버스터 ‘쥬라기월드:폴른 킹덤’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얼굴엔 슬픔이 차오른다.

특히 ‘몬스터 콜’의 소년 코너(루이스 맥더겔)와 ‘쥬라기 월드:폴른 킹덤’의 소녀 메이지 록우드(이사벨라 써먼)는 모두 사랑하는 이의 죽음과 상실을 통해 스스로 성장한다.

먼저 코너는 엄마(펠리시티 존스)의 죽음을 앞뒀다. 암에 걸린 엄마의 병이 오래기간 지속되면서 코너는 죄책감이 느껴지는 ‘나쁜 생각’을 했다. 힘들어하는 그에게 상상 속의 몬스터(리암 니슨 목소리 연기)가 나타나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죽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코너는 나쁜 생각을 했지만, 나쁜 행동을 한 것은 아니다. 죄책감을 깨뜨리고 더 깊숙이 들어가야 진실이 드러나는 법. 몬스터는 “항상 좋은 사람은 없다. 항상 나쁜 사람도 없고. 대부분 사람들은 그 사이 어딘가에 있지”라고 들려준다.

‘쥬라기월드:폴른 킹덤’의 메이지는 할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공룡의 습격이라는 극한의 위기 상황에서 자신이 ‘복제인간’이라는 사실을 알게된다. ‘인간’으로 태어나 자랐다고 믿고 있던 그는 충격적인 진실 앞에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는다.

코너와 메이지는 아픔을 겪으며 진실을 받아들인다. 여린 마음에 깃드는 불안과 공포는 때론 성장의 밑거름이다. 희망과 긍정의 씨앗만 뿌려진 토양은 예기치못한 고통과 비극에 갈라지기 마련이다. 일찍이 팀 버튼 감독은 “어린 시절에 고통을 많이 겪을수록 어른이 된 후의 삶은 풍요로워진다”고 말했다.

다시 ‘몬스터콜’로 돌아가자. 코너의 눈동자에 가득 고여 있는 눈물은 그가 아파한만큼 맺혀있는 고통이다. 이 눈물을 모두 쏟아내야 진실의 문이 열린다.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인정’과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자각’ 사이에서 코너는 문고리를 잡아 당긴다.

‘쥬라기월드:폴른 킹덤’의 메이지도 다르지 않다. 메이지는 끔찍한 재난에 더해 충격적인 출생의 비밀을 마주하지만, 그 속에서 되레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공룡들을 연민하고 동정한다. 같은 복제물의 입장에서 생명의 소중함을 공감한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성장한다.

소년과 소녀에겐 슬픔도 힘이 된다.

[사진 제공 = 롯데엔터테인먼트, UPI]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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