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동물농장’ 엄마 대신 새끼고양이 돌보는 강아지

- 고양이는 체취로 새끼를 구분한다

- 개는 상상임신을 잘 하는 동물이다

[마이데일리 = 여동은 기자] 지난 24일 오전에 방영된 SBS ‘TV 동물농장’은 새끼 고양이를 살뜰하게 보살피는 강아지 복순이와 새끼 고양이를 전혀 보살피지 않는 엄마 대박이의 동거 스토리를 공개했다.

방송은 새끼 고양이를 발견하고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젖을 물리는 강아지 복순이의 모습을 담았다. 복순이는 새끼를 낳고 시일이 어느 정도 지나 젖이 나올 수 없다. 하지만 개는 상상임신을 잘 하는 동물이다. 새끼 고양이를 돌봐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젖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놀라운 점은 새끼 고양이의 엄마 대박이도 복순이가 젖을 먹여 키웠다는 것이다. 어미를 잃고 혼자가 됐던 대박이를 복순이에게 맡겼더니 육아 중이었음에도 자기 자식처럼 품어줬다고 한다. 그 경험이 대박이의 육아에 악영향을 끼친 것인지 자기가 낳은 새끼를 복순이에게 맡기고 방관하고 심지어 괴롭히는 모습까지 보였다. 꾹꾹이까지 해가며 복순이의 젖을 먹기까지 했다. 영락없는 철부지 엄마의 모습이다. 만으로 한 살도 안 된 어린 나이에 새끼를 낳아서 그런 것일까.

어미 대박이가 새끼를 돌보지 않는 이유

집고양이는 집 밖을 뛰쳐나오면 시간이 지날수록 생존 확률이 낮아진다. 주인이 챙겨줬던 부분을 모두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데 생존과 관련해 아는 바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고양이들은 어미와 형제들 곁에서 사회성을 기르고 생존에 필요한 모든 것을 배운다. 길고양이가 사람을 보면 도망가거나 함부로 따르지 않는 것은 생존을 우선시한 사회화의 결과물이다.

그러나 사회화를 거쳤다 해도 너무 어린 나이에 출산을 하면 경험 부족으로 육아에 대해 혼란을 겪다 흥미를 잃어버리거나 곁을 떠날 수도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박이는 어미의 죽음으로 정상적인 사회화를 거치지 못 한 상태에서 새끼를 낳았다. 경험 부족으로 겪는 혼란이 다른 어린 고양이 엄마들보다 심했을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복순이가 캥거루맘이 돼 버린 것이다.

또 방송에서 대박이가 복순이에게 새끼를 맡기고 방관하는 다른 원인으로 체취를 지목했다.

많은 동물 보호 활동가들은 새끼 고양이를 함부로 만지면 안 된다고 경고한다. 사람의 체취가 새끼 고양이에게 옮겨가면 어미는 새끼를 더 이상 자기 자식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어미의 체취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고양이에게 있어 냄새는 자기 자식을 구별해내는 중요한 수단이다.

제작진은 복순이의 젖에 쓴 맛이 나는 스프레이를 뿌려 두었다. 복순이의 젖을 먹는 행위를 막아야 대박이가 새끼에게 젖을 먹일 거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어서 새끼에게 대박이의 체취를 묻힌 후 전용 공간을 만들어 대박이와 새끼의 합사를 추진했다.

처음에는 어색한 듯 갈피를 못 잡더니 이내 젖을 물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모녀가 평범한 고양이로 살아가기 위해 복순이에겐 미안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새끼 고양이가 빠져나간 빈 공간을 보호자가 살뜰하게 채워 주길 바라본다.

[사진=SBS ‘TV 동물농장’ 화면 캡처]

김민희 min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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