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 옥주현X정구호 "데뷔 20주년 음악회, 프로와 프로의 만남"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가수 겸 뮤지컬배우 옥주현이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1세대 아이돌에서 뮤지컬 디바가 되기까지, 그의 진심과 노력은 그를 항상 빛나게 만들었다.

1998년 그룹 핑클로 데뷔해 화려한 전성기를 보낸 옥주현은 2005년 뮤지컬 '아이다'를 통해 뮤지컬배우로 데뷔했다. 이후 '시카고', '캣츠', '브로드웨이 42번가', '몬테크리스토', '아가씨와 건다들', '엘리자벳', '레베카', '황태자 루돌프', '위키드', 마리 앙투아네트', '마타하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안나 카레니나' 등에 출연하며 뮤지컬배우로 자리 잡았다.

'뮤지컬 디바'로 거듭난 옥주현은 콘서트를 통해서도 팬들을 만났다. 가수일 때나 뮤지컬배우일 때나 옥주현 자체를 사랑해주는 팬들을 위해 늘 소통하고 싶은 마음이다.

이번에는 더 특별하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정구호가 생애 첫 콘서트 연출에 나서 7월 14일과 15일 양일간 옥주현 데뷔 20주년 기념 음악회 'To Fly HigHER'를 꾸민다. 음악감독 김문정도 함께다. 이전보다 규모를 키운 것은 물론 또 다른 옥주현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전망이다.

옥주현과 정구호 연출의 만남은 발레리나 김주원을 통해 이뤄졌다. 김주원은 옥주현에게 "정구호 연출이 워낙 강렬한 무대를 꾸미기 때문에 에너지가 센 너와 함께 하면 너무 잘 될 것 같다. 서로 시너지가 나올 정도로 에너지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주원에게 옥주현 콘서트 연출을 제안 받고 고민한 정구호 연출은 김주원과 함께 옥주현을 만난 뒤 '재미난 도전, 프로젝트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연출을 결정했다.

옥주현, 정구호 연출의 만남으로 탄생되는 이번 콘서트는 음악회라는 이름이 더 어울린다. 새로운 표현에 집중한 만큼 옥주현의 다양한 음악을 들려줄 계획이기 때문에 음악회라고 명명했다.

옥주현은 "이번 음악회는 가수 20주년 기념 무대라 '옥주현 음악회'라는 세컨드 제목이 있다. 그만큼 가수로서 내 모습도 60% 이상 보여줄 것"이라며 "이전 콘서트와 선곡 비중이 살짝 달라진다. 전반적으로 치유, 힐링을 생각하며 공연장 컨디션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것에 포커스를 뒀다"고 밝혔다.

"롯데콘서트홀이 클래식 전용 홀이라 다른 콘서트 공연장과는 달라요. 여러가지로 '음악회'라는 말이 더 맞다고 생각했어요. 음악을 구성할 때도 그 점을 유념하고 있었고요. 최대한 관객들이 많은 노래 위주로 선곡하려 했어요. '이렇게 표현하니까 새롭다'에 집중했죠. 다양한 시도와 컬래버레이션 무대를 기대하셔도 좋아요. 재미있는 것들을 할 거예요. 방탄소년단 노래도 해요."(옥주현)

정구호 연출은 처음으로 콘서트를 연출한다. 패션 브랜드 '구호(KUHO)'를 론칭한 정구호는 제일모직 전무, 휠라코리아 부사장 등을 거쳤다. 영화, 발레, 무용(국립무용단 묵향·향연 2013·2015) 등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활약했다.

그는 "그간 해왔던 연출과 많이 차이가 있다. 주로 했던 무용은 배경을 꾸며야 하는데 콘서트는 가수가 주인공이고 가수가 배경이기 때문에 모든 포커스를 가수에게 맞춰야 하는 게 맞다"며 "콘셉트에 맞게 잘 살려낼 수 있는 장치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고 말했다.

"롯데콘서트홀 기준에서 처음으로 무대를 설치하는 공연이 될 거예요. 연구하고 해답을 얻고 협의를 해서 가능성을 찾았죠. 이번 공연은 정말 (옥)주현 씨에게 포커스가 맞춰질 거예요. 주현 씨와 주현 씨의 음악 세계, 주현 씨의 감성을 보여주는 음악회인 거죠."(정구호)

이번 음악회 콘셉트는 'To Fly Higher. '보컬로 최고의 자리에 20년째 있는 옥주현이 한 단계 더 비상(飛上)하는 모습을 연출하겠다'는 의도로 포스터 역시 날개가 돋보인다.

정구호 연출은 "옥주현은 이미 너무 유명하지만 더 큰 날개를 달면 어떨까 싶었다. 현재보다 더 높게 날자는 의미"라며 "20주년 공연을 통해 다시 날갯짓을 하자는 의미다. 무대에도 추상적인 느낌으로 날개를 표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옥주현의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만큼 그의 20년을 돌아보는 계기도 됐다. 정구호 연출은 "20주년이라고 해서 그동안 했던 것을 총망라하는 느낌보다는 옥주"현이 성공적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의 다양한 감성을 보여주려 한다"고 예고했다.

옥주현은 "시간이 이렇게 지난지 몰랐다. 데뷔를 한지는 20년, 뮤지컬을 한지는 11년이 됐는데 이렇게 부담스러운 자리까지 올 수 있을지 몰랐다"며 "다 지나고 와보니까 너무나 큰 행운과 복이 저한테 두번 있었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사실 핑클을 하고 개인 활동을 슬슬 시작하면서 '아, 내가 핑클과 같이 이렇게 반짝반짝 할 때가 또 있을까? 내 인생에서 제일 반짝일 때가 이 때 같아. 이건 한 번일 거야'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시간이 지나고 뮤지컬 시장에서 어느 순간 제가 많이 올라와 있더라고요. 물론 그동안 행복하지만은 않았고 아픈 것도 많았지만 역시나 핑클 때와는 또 다르게 저한테 큰 영광을 맛보게 해준 행운 자체가 너무 감사해요. 무대 자체가 주는 소중함이 더 짙어지죠."(옥주현)

옥주현은 자신을 믿고 찾아오는 관객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현 아이돌 부럽지 않은 팬들의 열렬한 지지는 어떤 감사와 표현을 해도 모자를 정도로 꿈 같다고.

"감격스럽고 너무 감사하다"고 밝힌 옥주현은 이내 "그만큼 부담도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사실 공연계는 캐스팅이 발표되면 그 후가 더 중요하다. 더 부담스럽고 더 무서운 게 그 뒤에 있는 것"이라며 "처음 기뻤던 마음하고는 전혀 다른 무게를 몇개월간 갖고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 시간 동안 아픔도 있을 거고, 기쁨도 있을 건데 이 모든 것을 공연하는 기간에 잘 분배하면서 나를 다독이고 채찍질도 해야 해요. 근데 콘서트 같은 경우엔 내가 해왔던 모든 시간들을 다 함축적으로 모아야 하기 때문에 관객들의 믿음에 대한 책임감이 있어요. 기쁨도 있고요. 그래서 제가 뮤지컬 무대에서 보여드리지 못했던 색다른 모습으로 선물을 드리고 싶은 마음이 커요."(옥주현)

20년을 잘 걸어온 옥주현. 그가 20년 전 옥주현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옥주현은 "지금 힘드니? 그냥 열심히 달려"라고 전했다.

옥주현의 진솔한 20년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정구호 연출은 "이번 음악회가 옥주현의 또 다른 모습이 투영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제가 옥주현 씨 콘서트를 통해 엄청난 무대를 선보인다는 것보다 주현 씨 감성이 목소리에 담겨 있다고 하면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다 한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서 장치적으로도 같이 보여져서 확장성을 가져가는 무대가 됐으면 좋겠고요. 재미있는 서프라이즈가 많이 있을 거예요."(정구호)

옥주현과 정구호 연출은 "프로와 프로의 만남"이라며 기대감을 높였다. 서로의 분야에서 자신감을 갖고 있기에 가능한 표현이었다.

정구호 연출은 "옥주현 씨를 보며 '프로는 프로다'라고 생각했다. 나도 프로라 생각하는데 프로와 프로의 만남은 좋은 시너지를 내지 않나"라며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 나 역시 나와 옥주현 씨의 시너지가 무대에서 어떤식으로 보여질지 너무 궁금하다"고 고백했다.

"저와 옥주현 씨는 호기심 많고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는 게 닮았어요. 그런 부분에서 같이 하는 게 재밌죠. 실제로 보니까 더 쿨하더라고요. 두 세사람이 모여 컬래버레이션을 할 때 제일 중요한 게 오픈 마인드인데 마인드가 좋으니까 새롭게 장르를 계속 변화해 가면서 여기까지 오지 않았나 싶어요."(정구호)

옥주현은 "내가 생각하는 프로는 내가 명함 내미는 직업에 합당한 실력이 있는 것"이라며 "내가 매일을 살아가지만 매일 똑같지 않지 않나. 하지만 항상 흔들림 없이 하고 싶다. 그것 역시 실력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구호 연출님과 이렇게 연이 된 것도 정말 감사해요. 귀한 시간에 와주시는 관객들에게 아주 멋진 무대를 소개시켜 드리고 싶죠. 관객이 들어와야 완성이 되는 게 무대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더 멋지게 즐기고 가겠다는 마음으로 오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렇다면 서로에게 최고의 시간이 될 거예요. 인생에 있어 멋진 순간을 선물해드리겠습니다."(옥주현)

옥주현의 음악회 'To Fly HigHER'는 오는 7월 14일과 15일 양일간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개최된다.

[옥주현, 정구호.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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