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스윕하면 돼" LG를 2위로 끌어올린 힘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LG는 참 재밌는 팀이다. 분명 분위기가 가라앉았을 것 같은데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상승세를 탄다.

LG가 지난 12~14일 마산 NC 3연전을 모두 패하고 4연패 수렁에 빠지면서 다시 한번 '빨간불'이 켜지는 듯 했다. 그런데 순식간에 태세 전환을 했다. 15~17일 잠실 KIA 3연전을 모두 잡은 LG는 19일 청주 한화전도 승리, 어느덧 2위까지 치고 올랐다.

연승과 연패가 자주 반복되는 흐름. 그래서 올 시즌 LG를 두고 '롤러코스터'란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LG의 롤러코스터 행보에 류중일 감독은 "나도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선발투수가 무너질 때가 있어서 그런가"라고 웃을 뿐이다.

중요한 것은 LG가 롤러코스터를 타면서도 2위로 올라섰으며 41승 32패로 무려 승패 마진 +9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번 연패에 빠져도 다시 상승세를 탈 수 있는 저력과 분위기를 갖췄기에 가능한 일이다.

LG 선수들은 마산에서의 싹쓸이패를 뒤로 하고 서울로 올라오면서도 낙심하지 않았다. "마산에서 3경기를 다 내줬지만 선수들끼리 '또 3연전 스윕하면 된다'는 말을 나눴다"는 오지환의 말에서 LG의 팀 분위기가 어떤지 알 수 있게 한다.

정말로 LG는 서울로 올라와 KIA를 상대로 이틀 연속 끝내기 승리를 쟁취하더니 '고졸 신인' 김영준과 '20승 투수' 헥터 노에시가 맞붙은 주말 3연전의 마지막 경기에서도 '초전박살'로 기선제압에 성공하면서 9-6으로 승리, 3연전을 싹쓸이하는데 성공했다. "또 3연전 스윕하면 된다"는 서로의 다짐을 현실로 만든 것이다.

더구나 외국인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의 공백이 두 달 여 지속되고 있음에도 LG가 이런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선발 라인업의 고착화, 투수진의 역할 고정 등으로 1군 엔트리에 있는 선수들이 각자의 위치에 자리매김하면서 팀이 조금씩 '안정감'이라는 것을 만들어가고 있다. 아무래도 완성까지는 시간이 걸리기에 그 과정 속에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LG 선수들도 팀이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란 믿음 속에 잠시 주춤할 때도 조바심을 내거나 흔들리지 않고 있다. 강팀으로 거듭나는 과정. 지금까지는 훌륭하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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