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남의 풋볼뷰] 프리뷰: 스웨덴전 5가지 예상 전술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주역인 이영표 해설위원은 스리백과 포백이 중요한 게 아니라 수비에 임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가 말했다. 실제로 수비수를 몇 명 두드냐는 중요한 포인트가 아니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를 지운 아이슬란드를 보면 팀 전체가 하나의 몸처럼 움직여야 전술의 완성도가 높아진다.

물론, 전술도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잡은 멕시코를 보면 상대의 약점을 얼마나 집요하게 파고드느냐에 따라 이변이 연출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시종일관 ‘트릭(속임수)’을 고수한 신태용 감독의 선택은 스웨덴전 승부를 가를 중요한 포인트다.

■ 하나. 너도 알고 나도 아는 4-4-2 전술

(4-4-2 포메이션 : 1김승규 – 2이용, 20장현수, 19김영권, 6박주호 - 15정우영, 16기성용, 13구자철(혹은 10이승우), 17이재성 - 11황희찬, 7손흥민)

장점 l 한국이 가장 익숙한 전술이다. 신태용 감독이 오랜시간 공들인 플랜A이기도 하다. 이근호, 권창훈, 김민재 등의 부상 낙마로 최상의 조건은 아니지만, 두 줄 수비를 바탕으로 역습을 때리기엔 안성맞춤이다.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에서 가진 두 차례 평가전에서도 모두 4-4-2 전술을 사용했다. 현재로선 가장 유력하다.

다만 기성용의 파트너와 왼쪽 측면에 누가 설지는 의문이다. 구자철의 깜짝 기용이 예상되는 가운데, 그가 기성용과 짝을 이룰지 아니면 측면에 설지 예측이 어렵다. 아니면 발 빠른 이승우가 선발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단점 l 김민재가 빠지면서 수비 조직에 금이 갔다. 비공개 연습을 통해 한국이 얼마만큼 두 줄 수비를 유지할지가 관건이다. 최근의 평가전을 보면 완성도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물론 신태용 감독과 선수들은 99% 완성됐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 둘. 콜롬비아 잡았던 ‘고요한 중미 전술’

(4-4-2 포메이션 : 1김승규 – 2이용, 20장현수, 19김영권, 6박주호 - 22고요한, 16기성용, 10이승우, 17이재성 - 11황희찬, 7손흥민)

장점 l 모두가 고요한 잊고 있다. 지난 해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이끈 콜롬비아를 잡을 때 중앙 미드필더로 깜짝 출전한 고요한 4-4-2 전술에서 역동성과 스피드를 동시에 제공했다. 단 한 번 실험으로 묻어두기엔 분명 아까운 카드다. 고요한이 나온다면 트릭이라 할 만 하다.

단점 l 신태용 감독은 스웨덴의 ‘높이’를 걱정하고 있다. 대회를 앞두고 “한국은 왜 180cm가 넘는 풀백이 없는지 모르겠다”며 아쉬움을 토로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170cm’ 고요한이 나온다면 세트피스에서는 반대로 약점이 될 지도 모른다.

■ 셋. FIFA가 예상한 김신욱 투톱 전술

(4-4-2 포메이션 : 1김승규 – 2이용, 20장현수, 19김영권, 6박주호 - 15정우영, 16기성용, 7손흥민, 17이재성 - 11황희찬, 9김신욱)

장점 l 신태용 감독의 트릭 탓인지, FIFA는 ‘장신 공격수’ 김신욱의 선발을 예상했다. 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심지어 김신욱 원톱을 전망했다. 스웨덴의 높이에 대응하기 위해 김신욱이 나올 거란 분석이다. 충분히 설득력은 있다.

단점 l 김신욱은 지난 해 동아시안컵에서 이근호와 투톱을 이뤄 맹활약했다. 그의 압도적인 높이는 일본에게 공포였다. 하지만 상대는 북유럽 강호 스웨덴이다. 김신욱의 높이가 얼마나 통할지는 의문이다. 4-4-2를 쓸 경우 역습의 속도도 저하된다. 슬프지만, 팬들이 싫어하는 조합이다.

■ 넷. 스리백 3-4-1-2 전술

(3-4-1-2 포메이션 : 1김승규 – 2이용, 20장현수, 16기성용 19김영권, 6박주호 - 15정우영, 13구자철 - 17이재성 - 11황희찬, 7손흥민)

장점 l 스웨덴 장신 투톱을 상대하려면 3명의 센터백이 필요하다. 공중볼 경합 이후 세컨볼을 따내기 위해서다. 전술적으로도 투톱은 스리톱으로 막는데 일반적이다. 다만 조직력이 생명이다. 급조한 스리백은 오히려 독이 된다. 신태용호가 비공개를 통해 얼마나 연습했는지 알 수 없지만, 정말 잘 했다면 스리백으로 경기를 시작할 수도 있다.

단점 l 국내에서 치른 ‘가상의 스웨덴’ 보스니아전에 스리백을 가동했지만 좌우 측면이 벌어지며 3골을 허용했다. 기성용의 중앙 수비수 변신도 실패했다. 실전에서 성과를 얻지 못한 전술을 연습만 믿고 가동하기에는 월드컵은 누구의 말마따나 쉬운 무대가 아니다.

■ 다섯. ‘스리 미들’ 4-2-3-1 전술

(4-4-2 포메이션 : 1김승규 – 2이용, 20장현수, 19김영권, 6박주호 - 15정우영, 16기성용 - 13구자철, 17이재성, 7손흥민 - 11황희찬)

장점 ㅣ 중앙에 3명의 미드필더를 배치한 ‘스리 미들’ 4-2-3-1 포메이션도 가능하다. 개인적으로 필자가 추천하는 전술이기도 하다. 스웨덴 4-4-2 포메이션에서 좌측에 서는 ‘플레이메이커’ 에밀 포르스베리의 중앙 이동을 견하기 위해선 수비형 미드필더 2명의 견제가 요구된다. 4-2-3-1은 이에 최적화된 전술이다.

단점 l 하지만 한 번도 안 해본 전술을 쓸지는 의문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 시절 자주 사용한 전술이라 선수들에도 낯설지 않지만, 지나치게 안정적인 전술인데다 최전방에 황희찬이 고립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픽 = 대한축구협회, TacticalPAD]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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