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명동의 씨네톡]‘한 솔로:스타워즈 스토리’, 제국에 대항하는 반란의 메시지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스타워즈’ 시리즈의 아버지 조지 루카스는 오래 전부터 밀수꾼 한 솔로의 젊은 시절을 영화로 만들고 싶어했다. 론 하워드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디즈니가 루카스필름을 인수하기 전부터 싹 텄던 (조지 루카스의) 아이디어였다”라고 말했다. 루카스필름 CEO 케이시 케네디가 본격적으로 움직이자 조지 루카스도 큰 관심을 드러냈다. 오리지널 한 솔로 역의 해리슨 포드 역시 ‘한 솔로:스타워즈 스토리’를 마음에 들어했다.

첫 번째 스핀오프 ‘로그원:스타워즈 스토리’처럼, 두 번째 스핀오프인 이 영화 역시 시리즈의 전통을 잇고 있다. 그것은 바로 ‘반란의 정신’이다. 조지 루카스는 조셉 콘래드의 소설 ‘암흑의 핵심’을 각색한 ‘지옥의 묵시록’을 만들고 싶어했다. 거의 4년을 매달리다 제대로 진척되지 않자, ‘지옥의 묵시록’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우주 판타지에 써먹었다. 2007년 J.W. 린즐러의 ‘‘스타워즈 만들기:오리지널 영화의 진실’에 따르면, 그는 “거대한 기술 문명이 작은 집단의 자유의 전사들 혹은 인간들을 쫓는 이야기가 되었다…북베트남 같은 작은 독립국가가 이웃이나 편협한 반군 무리에 위협 당하고, 제국의 원조를 등에 업은 폭력배들이 여기에 가세한다…제국은 지금으로부터 10년뒤 미국의 모습과 비슷하다”라고 회고했다.

그는 신화학자 조셉 캠벨과 함께 시나리오를 썼다. 조셉 캠벨의 ‘영웅신화’는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받아들이는 이야기의 원형이다. 많은 국가에서 ‘스타워즈’에 열광한 이유다. 여기에 거대 권력에 맞서는 반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베스트셀러 ‘넛지’의 공동 저술가이자 ‘스타워즈’ 마니아인 캐스 R. 선스타인은 ‘스타워즈로 본 세상’에서 “시리즈의 진정한 화두는 토머스 제퍼슨 식의 사상”이라고 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 토머스 제퍼슨은 “(반란은) 정부가 타락하는 것을 막고, 일반 대중이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도록 한다. 이따금씩 약간의 반란이 일어나는 것은 좋은 일이며, 자연계에서 폭풍이 필요한 것처럼 정치계에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다”고 주장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1편부터 3편까지 프리퀄 3부작은 공화국이 무너지고 제국의 독재가 펼쳐지는 과정을 통해 민주주의가 전체주의로 변해가는 흐름을 보여준다. 4편부터 6편까지는 루크 스카이워커와 레아 공주 등 반란군이 다스베이더를 앞세운 제국군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로 토머스 제퍼슨의 반란 메시지를 녹여냈다. 조지 루카스는 언제나 민주주의를 옹호하고, 독재의 출현을 경계했다.

3편 ‘스타워즈:시스의 복수’와 4편 ‘스타워즈:새로운 희망’ 사이에서 젊은 한 솔로(엘든 이렌리치)는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유혹하는 문제적 멘토 베킷(우디 해럴슨)을 만나 못 하는게 없는 만능 재주꾼 츄바카(요나스 수오타모), 한때 연인이었지만 지금은 비밀을 품고 있는 키라(에밀리아 클라크)와 팀을 꾸려 미션에 도전한다.

영화의 후반부에 제국과 싸우는 반란군을 돕는 앤피스 네스트(에린 캘리맨)의 연합군이 등장한다. “나는 무법자다”라고 자신을 밝힌 한 솔로는 앤피스 네스트에게 전해들은 반란군이 있는 행성으로 떠난다. 이 영화는 시리즈의 상징인 밀레니엄 팔콘 호를 어떻게 획득했는지를 그리는 한편으로, 무법자이자 밀수꾼인 한 솔로가 어떤 과정을 거쳐 반란군과 연결되었는지도 담아내며 ‘스타워즈’의 전통을 이어갔다.

‘스타워즈:새로운 희망’에서 자기 이익만 챙기는 밀수꾼의 본성을 드러내는 한 솔로(해리슨 포드)는 결정적인 순간에 돌아와 루크 스카이워커(마크 해밀)를 돕는다. 그가 돌아온 이유는 ‘한 솔로:스타워즈 스토리’에서 반란군을 지원한 앤피스 네스트와의 교감이 작용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스타워즈’ 시리즈는 제국에 맞서 싸우려는 반란의 정신이 마치 ‘포스’처럼 살아 숨쉰다.

반란의 정신이 당신과 함께 하길.

[사진 제공 = 디즈니]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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