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 '프랑켄슈타인' 민우혁X박민성 "뉴캐스트 부담? 우리만의 캐릭터 만들었죠"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뮤지컬배우 민우혁, 박민성이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으로 만났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1818년 출간된 메리 셸리의 소설을 원작으로 신이 되려 했던 인간과 인간을 동경했던 피조물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이기심과 생명의 본질을 재고케 하는 창작 뮤지컬.

2014년 초연 당시 제8회 더 뮤지컬 어워즈 '올해의 뮤지컬'과 '올해의 창작 뮤지컬'에 선정되며 한국 창작 뮤지컬의 저력을 과시했고, 이후 2016년 재연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워낙 큰 사랑을 받았던 작품의 삼연인 만큼 뉴 캐스트 민우혁, 박민성의 부담감은 상당했다. "부담감이 상당했다", "처음엔 고사했다"고 말 할 정도다.

민우혁은 "부담감이 엄청났다. 워낙 사랑을 많이 받았던 작품이고 초, 재연 다 잘 돼서 익숙하고 검증된 그 배우들을 보고싶은 마음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저희는 새로 합류를 했고 그 기대를 우리가 그 이상으로 충족시켜 줘야 뉴캐스트가 할 일을 했다고 본다"고 고백했다.

"사람들이 기대한 만큼만 해서는 우리가 이 작품을 같이 참여하는 것밖엔 의미가 없어요. 그 이상 해야죠. 그 목적을 갖고 최선을 다해 연습을 하고 있어요. 그 노력들이 헛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금 공연 올라가길 기다리고 있죠. 아무래도 그런 면에 있어서 부담이 굉장히 많이 돼요."(민우혁)

박민성은 "처음엔 연출님한테 대놓고 '못하겠다'고 고사했다"며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음을 드러냈다.

"삼연을 거쳐 오면서 나름대로 구축을 해오고 인정 받은 작품이잖아요. 저는 잘 해봐야 본전이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죠. 시작도 전에 그런 생각을 해서 고사를 했는데 연출님이 '배우라면 성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도전해 봐야 하는 거 아니냐. 지금 아니면 언제 해볼거야'라고 말씀 하시더라고요. 그 때 내가 지금 앙리, 괴물을 잘 해놓으면 마흔살 넘어서는 더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막연하게 들었죠."(박민성)

박민성은 뉴캐스트에 대한 부담감을 '늘 먹는 맛이 아니라 이런 맛도 있구나'라는 얘기를 듣는 것으로 떨치고자 했다.

그는 "오기도 생겼다. 틀린게 아니라 다른, 그런 익숙한 것을 접하던 분들이 조금 다른걸 접했을 때 틀렸다가 아니라 '아,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게 하자는 각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담감은 이들에게 더 큰 자극이 됐다. 왕용범 연출과 함께 실제 공연과도 같은 연습을 하고 있다는 두 사람은 "최근 런스루를 끝냈는데 막공(마지막 공연) 한 느낌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민우혁은 "연습이 굉장히 타이트하게 진행이 되고 있어서 사실 초반엔 힘들었는데 그걸 다 겪고 나니까 오히려 런스루 할 수 있는 시간이 굉장히 많아 좋더라"며 "쉽진 않지만, 굉장히 고되고 힘들지만 빨리 연습을 하니 리허설을 많이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면서 굉장히 완성도 높게 첫 공연을 올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래서 그런지 연습 하다보면 중간 중간 쉬는 시간에 배우들끼리 웃고 떠들고 농담도 하는데 '프랑켄슈타인'은 쉬는 시간에도 넋이 나가 있었어요. 다 집중하고 있으니까 발소리 하나에도 민감하고 초집중 상태였죠. 배우 입장에서는 '그래 이래야지'라는 게 있었어요. 모든 배우들이 집중을 해주니까 저 역시 너무 집중이 잘 되더라고요."(민우혁)

박민성은 "분위기가 좋았다. 연출님은 캐릭터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분위기를 만들어 주셨다"며 "배우들이 집중도 높게 연습할 수 있도록 해주셨다"고 설명했다.

집중도가 높으니 캐릭터에도 더 몰입할 수 있었다. 특히 왕용범 연출은 캐릭터 안에 배우를 가두기보다 캐릭터를 배우화시켜 더 체화될 수 있게 했다. 민우혁의 빅터, 쟈크 , 박민성의 앙리, 괴물을 강조했다.

민우혁은 "배우들마다 다 다르다. 정해 주신 캐릭터가 없고 같은 배역들 역시 서로 와서 보지 말라고 했다"며 "그런 연습이 좋았다. 배우로서 더 고민도 많이 하게 되고 나의 빅터를 좀 더 창조해 나갈 수 있었다. 살아있는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박민성 역시 "그만큼 고민도 많고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다 다른데 그게 연기하는 재미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프랑켄슈타인'은 전 배역이 1인 2역이다. 민우혁은 빅터와 쟈크, 박민성은 앙리와 괴물을 연기한다.

이에 대해 민우혁은 "자꾸 '달라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캐릭터간의 갭 차이를 조금 많이 두려다 보니까 처음에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입을 열었다.

사실 쟈크는 민우혁이 거의 처음 연기해보는 성격의 캐릭터. 그는 "지금까지 연기했던 캐릭터들이 가볍지 않고 진중하고, 열정적인 캐릭터를 해오다가 악랄하고 잔인한 쟈크의 캐릭터를 잡으려니까 미치겠더라"며 "해본적이 없는 것에 대한 낯섦이 있어 이 캐릭터를 잡는데 꿈을 꿀 정도로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 캐릭터를 어떻게 잡아야 하지' 고민하다가 '정말 모르겠는 캐릭터로 만들자'라는 생각을 했어요. 나도 이 캐릭터를 모르겠는데 사람들이 봤을 때도 '저 사람은 도대체 무슨 사람일까?'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하기로 했죠. 대본에도 수수께끼 같은 사람이라고 나와 있거든요. 굉장히 잔혹하고 잔인하지만 결코 비호감으로 보이지 않게 하면서 조금 섹시한 캐릭터를 만들고 싶은 개인적인 욕심도 있어요. 빅터와 쟈크가 완전 다르기 때문에 완전 다를 거예요."(민우혁)

박민성은 "앙리와 괴물은 다른 인격체다. 앙리가 다시 창조가 돼서 그 인물이 그대로 가는 시간의 흐름이 있는 캐릭터"라면서도 "물론 인격체는 다른데 이걸 전적으로 무시할 수가 없는 게 있더라. 나름 배제하지 않고 연기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성격은 다르되 성향은 좀 마음적으로 가져가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괴물은 앙리가 죽어서 창조가 되는 인물이잖아요. 동일인물이 창조가 되는 그 안에서 오는 감정의 변화를 표현하려고 노력을 했고 앞으로도 중점적으로 표현하려 하고 그에 맞게 감정을 잡아가고 있어요."

민우혁, 박민성은 '프랑켄슈타인'을 통해 한층 성장한 자신들의 모습을 예고했다. 왕용범 연출과 함께 작업하며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 것.

민우혁은 "왕용범 연출님을 보면 놀랍기도 하고 위대하다는 생각이 든다. 왕 연출님과 하면 할수록 제가 성장할 것 같다. 의심의 여지 없이 완전히 믿을 수 있다"며 "내가 아무리 고민해도 왕연출님은 정말 열수 앞까지 바라보고 얘기해준다. 정말 그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난 정말 아직 멀었구나. 갈 길이 멀구나. 더 고민해야겠구나' 싶어요. 연출님이 없었다면 정말 1차원적인 연기만 했을 거예요. 이번에 되게 많이 채워진 것 같고 고되고 혹독하고 긴장의 연속인 연습이 힘들지만 공연 올렸을 때 결과물은 제일 속시원할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이번 작품이 제일 마음에 들 것 같아요. 연기적으로 완성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감히 개인적으로 합니다."

박민성도 "왕용범 연출님 덕분에 계속 배워가고 성장해 간다"며 "아직도 내가 한참 멀었구나, 햇병어리 같은 마인드로 계속 하게 된다"고 거들었다.

마지막으로 민우혁, 박민성에게 서로의 장점, 두 사람의 페어를 봐야 하는 이유를 물었다.

민우혁은 "아무래도 캐릭터가 다 다르다"며 "민우혁의 빅터와 박민성의 앙리는 그 누구도 본적 없는 새로운 캐릭터다. 기존에 했던 것을 흉내내지 않고 우리만의 캐릭터를 만들었기 때문에 조금 다른 점을 느끼실 것"이라고 전했다.

박민성은 "민성페어?"라며 웃은 뒤 "저는 그냥 좋다. 그냥 이 페어 좋다"고 예고했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공연시간 180분. 오는 6월 20일부터 8월 26일까지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구 삼성전자홀).

[민우혁, 박민성.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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